이승엽 감독은 "마무리 훈련이 끝난 후 두 달 정도가 지났다. 앞으로 보름 정도 후면 진정한 2024년이 시작된다"고 운을 뗐다.
이 감독은 "꼭 당부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나부터 변하겠다"며 "여러분들도 지난해 있었던 모든 일을 다 잊어버리자. 2024년은 프로야구 환경도 많이 변한다. 적응해주면 좋겠다. 그 환경에 적응하는 게 우리의 첫 번째 목표고, 다른 팀들보다 빨리 해낸다면 더 많은 승리를 거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두산은 지난해 정규시즌 5위로 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돌아왔다. 시즌 전 사령탑을 '명장' 김태형 감독에서 '신임' 이승엽 감독으로 바꿨다. 포수 양의지에게 4+2년 152억원이라는 역대 최고 규모 계약을 안겨 복귀시켰다. 그 결과 전년도 9위였던 팀 성적을 5위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다만 선수 기용에 있어서 비판도 샀다. 불펜 운용 폭이 넓지 못했고, 번트나 주루 등 '스몰 볼'을 중시한다는 지적이 시즌 내내 따랐다. 기대했던 신인들도 좀처럼 성장하지 못했다. 팬들에게도, 이 감독 스스로도 100% 만족한다고 말할 수 없는 한 해였다.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패배해 1경기 만에 가을을 마무리했다. 이승엽 감독은 이를 잊지 말자고 했다. 그는 "지난 10월 19일 창원에서의 패배를 잊을 수 없다. 그 패배를 가슴 속 깊이 새기겠다. 그 패배가 2024년 우리가 도약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며 "선수들도 많이 변하겠지만 저희 코칭스태프도 변하겠다. 변화가 없다면 더 이상 성장할 수 없기에 (변화를) 결심했다. 이 결단이 헛되지 않도록 선수 여러분들과 코칭스태프, 프런트가 멀리 봐주시는 팬 여러분들께 보답할 수 있는 2024년이 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기념식 후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감독은 "1년을 있어 보니 144경기가 굉장히 길게 느껴졌는데, 끝나고 보니 아쉬움도 많고, 빨리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더라. 많이 아쉬운 한 해"라며 "올 시즌 지난해보다 훨씬 더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하는 건 당연하다. 그 당연한 성적을 올리기 위해 많이 준비했고, 앞으로도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와일드카드에 앞서 정규시즌 막판 10경기 정도 동안 팀에 힘이 많이 떨어졌고, 와일드카드에서는 우리가 승기를 잡고도 역전패를 당했다. 그렇게 시즌을 마무리해 더 아쉬웠다. 패배하는 과정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는데, 내 판단 미스가 있어 아쉬웠고 그래서 여운이 더 오래 갔다"며 "가슴 속에는 새기겠지만, 새로운 시즌이 기다리고 있다. 그 패배로 우리가 더 단단해지고, 나 역시 더 냉철해지고 발전해서 지난해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