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수원FC)가 아찔한 경험을 했던 그때를 떠올렸다. 그는 “이틀 동안 잠을 못 잤다”며 무거웠던 심경을 털어놨다.
이승우는 최근 오범석 파주시민축구단 감독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은퇴선수 오범석’에 출연해 지난달 부산 아이파크와 승강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돌아봤다.
2023시즌 강등권에 있었던 수원FC는 K리그2 부산을 1·2차전에서 이겨야 1부 리그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당시 1차전에 교체 출전한 이승우는 왼발 슈팅으로 부산의 골대를 때리는 등 위협적인 몸놀림을 선보였지만,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수원FC에 찬물을 끼얹었다.
1-0으로 앞서 있었던 수원FC는 이승우가 퇴장당하면서 페널티킥 실점까지 했다. 10명으로 싸우던 경기 종료 직전에는 또 한 번 페널티킥 골을 내주며 수원FC에 강등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재밌게 한 거다. 큰 그림이었다”고 농담한 이승우는 “이건 진짜 인생 최대 위기라고 생각했다. 진짜 한마디도 안 하고 조용히 창문 보면서 (부산에서 수원으로) 올라왔다”고 말했다.
당시 이승우는 부산 수비수였던 최준(FC서울)과 실랑이를 벌여 경고를 받았다. 이후에는 문전으로 침투하는 이승기를 저지하려다가 옐로카드를 받았고, 페널티킥까지 헌납했다.
그는 “경기 중에 예민했던 것 같다. 준이가 심판한테 뭐라고 했는데, 그게 거슬렸던 것 같다. ‘뭐라 했냐’고 하다가 경고를 받았다”며 “두 번째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내가 이승기를 수비하는 과정에서 (나온) 어쩔 수 없는 파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고를 또 줄 줄은 몰랐다. 처음에 줄 경고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VAR로 5분 정도를 봤다. 갑자기 (주심이) 오라고 해서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 내가 후반에 들어갔는데 퇴장에 페널티킥까지? 진짜 라커룸에서 멘붕이 왔다. 쿠팡플레이로 보면서 제발 (그대로) 끝나라고 했다”며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1-1로 끝나길 바랐던 이승우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부산이 역전승을 거둔 것. 이승우는 “소리가 엄청 크게 들리더라. 두 번째 페널티킥이었다. 이거는 1년 잘한 게 진짜 날아갔다고 생각했다. 2부로 가는 순간 그냥 죽어야 됐다”며 “이틀 쉬고 바로 경기(2차전)를 했는데, 감독님이 배려해 주셔서 이틀 동안 (훈련장에) 오지 말고 쉬라고 하셨다. 나도 가서 죄송하다고 선수들에게 하기도 (그랬다).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으로 잠을 이틀 동안 못 잤다”고 털어놨다.
K리그2 강등이 가까워진 수원FC는 2차전에서 드라마를 썼다. 연장 접전 끝에 부산을 5-2로 격파, 합계 스코어 6-4로 1부 리그 잔류를 확정한 것. 이승우는 “2차전에 시작하자마자 먹히지 않았나. 처음 먹히자마자 머리가 하얘지고 아무 말도 안 나왔다. 후반전에 다행히 잘 됐다. 축구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