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가 에이스 투수 고영표(32)와 비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추진 중이다. 계약 기간은 5년, 금액은 아직 조율 중이지만 큰 틀에서는 합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이 이뤄진다면 고영표는 구단 역사상 첫 ‘비FA 다년 계약’의 주인공이 된다. 30대 후반까지 계약 기간을 보장하면서 고영표는 KT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
KT가 제안한 계약 규모는 앞서 타 팀의 투수 비FA 계약 규모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이 5년 총액 90억원(연봉 70억원·옵션 20억원), 구창모(NC 다이노스)가 6+1년 총액 132억원(연봉 88억원·옵션 44억원)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고영표는 5년 100억원대의 계약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고영표는 2024시즌을 마치고 FA가 될 예정이었다. 일찌감치 ‘투수 최대어’를 예약하고 있었다. 고영표는 지난 시즌에도 타 팀의 주전급 선수 여러 명과 트레이드설이 돌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선수. 이에 KT는 구단의 예비 프랜차이즈 스타인 고영표를 반드시 잡아야 했고, 2023시즌을 마치고 비FA 다년 계약을 논의에 돌입해 합의 단계에 이르렀다.
고영표는 최근 3시즌 동안 82경기에 출전해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63회 기록했다. 이는 전체 투수 중 1위다. 퀄리티스타트+(QS+·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역시 40차례로 1위다. 특히 지난해 그의 9이닝 당 볼넷 수는 0.98개로, KBO리그 역대 최소 기록을 달성했다. 볼넷 대비 삼진 비율도 6.00(114삼진/19볼넷)으로 압도적이었다.
성적뿐 아니라 고영표는 팀의 투수조 조장으로서 리더십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젊은 선수들에게 다가가 조언을 아끼지 않는 한편, 남다른 자기관리로 후배 선수들의 귀감이 되곤 했다. 주장 박경수가 "고영표가 투수조를 잘 이끌고 있어 걱정이 없다"라고 말할 정도로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소형준, 엄상백 등 젊은 선수들도 고영표를 잘 따르며 KT의 ‘강철 마운드’를 구축하는 데 일조했다. KT가 100억원대 최대 규모로 고영표를 잡으려고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KT는 이번 계약을 추진하면서 “고영표는 구단의 프랜차이즈 선수로 기량이 뛰어난 것은 물론 성실한 선수다”라고 말한 바 있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로 KT 유니폼을 입은 고영표는 이번 비FA 계약에 성공한다면 구단 최초의 ‘원클럽맨’ 프랜차이즈 스타 자격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