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키움 히어로즈 안방과 외야에 활력을 불어 넣은 유망주 듀오가 연봉 인상으로 활약을 인정받았다. 다가올 2024시즌 기대가 커진다.
키움은 지난 12일 베테랑 포수 이지영(38)와 결별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그와 2년, 4억원에 합의한 뒤 2025년 3라운드 지명권을 받고 SSG와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2024시즌 포수진 운영은 젊은 포수 중심으로 해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키움은 지난 시즌 후반기 신인 김동헌과 3년 차 김시앙을 번갈아 선발 포수로 투입한 바 있다.
2년 차를 앞둔 김동헌(20)의 성장이 주목된다. 2023 정규시즌 신인 포수 중 가장 많은 수비 이닝(522)을 기록했던 선수다. 다부지고 배짱 있는 투수 리드로 신인답지 않은 역량을 보여줬다.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구성한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도 승선하며 한국 야구를 책임질 포수로 인정받았다.
포수는 풍부한 경험이 가장 큰 자산인 포지션이다. 한 선수가 프로 데뷔 시즌부터 500이닝 이상 안방을 지키는 건 이례적이다. 실력뿐 아니라 팀 상황 등 여러 조건이 맞아야 한다. 김동헌은 주전 도약 호기에서 잠재력을 발휘했다. 2년 차 시즌 풀타임 선발을 노릴 수 있게 됐다. 키움도 2024년 김동헌의 연봉으로 전년 대비 1000만원 인상된 4000만원을 책정했다.
키움 마운드 전력은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에이스 안우진이 군 복무로 이탈했다. 국내 선발진은 자리를 굳힌 선수가 없다. 이런 상황이기에 포수의 역할은 더 중요해졌다. 2024시즌은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가 도입되면서, 포수의 포구와 프레이밍이 변수로 떠올랐다. 그런 면에서도 김동헌의 어깨가 무겁다.
외야진 새 얼굴 박수종(25)도 2024년 도약이 기대되는 선수다. 그는 2023시즌 막판, 눈길을 끄는 타격 능력으로 주목받았다. 입단 뒤 처음으로 1군에 콜업된 7월 중순엔 두 경기에서 대주자와 대수비로만 나섰다. 확대 엔트리가 적용된 9월 다시 1군에서 뛸 기회를 얻은 그는 첫 선발 출전이었던 9월 21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안타 3개를 치더니, 이후 10경기에서 5번이나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시선을 모았다. 9월 29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4안타를 치기도 했다.
키움은 간판타자였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며 생긴 공백을 메워야 한다. 지난 시즌 LG 트윈스와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주형이 주전 도약 가능성을 보여줬고, 정규시즌 종료를 앞둔 시점엔 박수종이 신예 돌풍 바통을 이어받았다.
경성대 출신 박수종은 드래프트에 지명을 받지 못한 뒤 2022년 육성선수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먼 길을 돌아 프로야구 1군 무대에 섰고, 소속팀 키움이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한 상황에서 차기 시즌을 기대하게 만드는 활력소가 됐다. 박수종도 이번 연봉 협상에서 1000만원 인상된 4000만원에 사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