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사령탑 없이 스프링캠프를 떠난다.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이일규 부장검사)는 지난 24일 김종국 KIA 감독과 장정석 전 KIA 단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KIA 구단은 이에 김 감독에게 직무 정지 조치를 내렸다.
사태는 28일에야 불거졌다. 김 감독이 구단으로부터 구속영장 청구 사실을 숨긴 탓이다. 29일 코칭스태프가, 30일 선수단이 스프링캠프를 떠나기로 했던 상황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캠프 출국 전날 사령탑 공백이 생긴 KIA 선수단은 일단 진갑용 수석 코치가 맡는다. 진 코치로서도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29일 출국 전 취재진 앞에 나타난 진 코치의 눈을 붉게 충혈돼 있었다. 진 코치는 김종국 감독의 고려대 1년 후배. 절친했던 만큼 충격이 커 보였다.
진 코치는 "아직 선수단과 만나지 못했는데, 분위기가 어수선할 거다. 내일 선수들과도 볼 텐데, 잘 추스려서 준비하겠다"고 했다. 그는 "나 역시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알게 됐다. 마음이 많이 무겁다"고 전했다.
절친했던 만큼 다소 충격도 큰 모양이었다. 진 코치는 "(김종국 감독과) 일상적인 대화 외에 따로 들은 내용은 없었다"며 "코칭스태프 세미나가 22일이었고, 24일 선수들의 용품 지급, 사진 촬영을 마쳤다. 24일 회의가 있었지만 별다른 이야기는 없었다"고 했다. 답을 마친 후 그는 말을 잇지 못하고 잠시 뒤로 떠나 감정을 추스린 후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사태인 만큼 일단 선수단 분위기를 잡는 게 우선이다. 진갑용 코치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돼 있다. 나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호주로 일단 가 코치들과 대화를 나누고 잘 준비해보겠다"며 "심재학 단장님께서 '책임자라 생각해달라'고 하셨다"고 했다.
그는 "매년 야구는 똑같다. 매년 우리 팀이 하던 대로 루틴을 지킬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선수들을 너무 독려하지도 않겠다. 항상 우리가 운동하던 걸 지키고, 그대로 준비하자고 이야기해주겠다. 단장님께서도 KIA 선수단의 루틴을 지켜달라고 하셨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