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3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2-1로 이겼다.
‘주장’ 손흥민이 경기의 주인공이었다. 손흥민은 팀이 0-1로 뒤진 경기 종료 직전, 상대 수비수에게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연장 전반 14분에는 프리킥 키커로 나서 환상적인 킥으로 한국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어려운 경기였다. 퍼포먼스가 100% 만족하진 않지만, 결과를 가져온 게 중요하다. 양 팀 모두 좋은 경기를 펼쳤다. 팀이 좋은 결과를 얻어서 기쁘다. 준결승 진출한 것에 기쁘다.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음에도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페널티킥을 얻은 손흥민은 직접 키커로 나서지 않았다. 황희찬이 키커로 나서 골을 넣으며 승부를 연장으로 이끌었다.
손흥민은 “내가 첫 번째 페널티킥 키커지만, 피지컬적으로 힘들었고 황희찬이 자신 있는 모습으로 차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희찬이도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희찬이가 어려운 상황에서 넣어 팀에 도움이 됐다. 누가 차느냐보다 골을 넣느냐가 중요한데, 희찬이가 멋지게 넣어서 너무 고맙다”고 공을 돌렸다.
계속해서 경기 종료 직전 살아나는 클린스만 감독의 축구를 두고 ‘좀비 축구’라는 별명이 붙었다. 손흥민은 “좀비 축구라는 것을 떠나서 팀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팀이 더 단단해지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이런 경기로 믿음이 더 강해지는 것 같다. 연장전에 가면 대부분 지치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줬다. 우리의 가장 큰 장점은 하나로 뭉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승리로 2015 아시안컵 호주와 결승전 패배를 갚았다. 하지만 손흥민은 “축구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2015년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런 좋은 기회를 놓쳐서 누구보다 마음 아파했다. 그런 경기, 경험들로 성장할 계기가 됐다. (이번에는) 내 목표, 팀의 목표만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고 전했다.
2경기 연속 120분 혈투를 치러 지칠 만도 하다. 손흥민은 “내가 축구선수를 하면서 연장을 2번 연속 뛴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힘들기보다 이 상황을 정신적으로 이겨야 하는 게 토너먼트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나라를 위해 뛰는 데 힘들다는 건 핑계인 것 같다. 4개의 팀만 남아서 하나의 우승컵만 두고 싸운다. 어떤 핑계, 아픔은 필요 없다. 오로지 한 가지 목표만 갖고 뛸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손흥민은 “뛴 선수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오늘만큼은 벤치에서 경기를 못 한 선수들, 명단에 들지 못한 선수들에게 관심을 보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