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만 버티면 끝난 경기였다. 한국의 제물이 된 호주와 사우디아라비아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아주 잔인한 대회가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3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 대회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2-1로 이겼다. 한국은 오는 7일 0시 요르단과 준결승전을 치른다.
조별리그에서 불안한 출발을 한 클린스만호는 토너먼트 여정도 험난했다. 이틀 간격으로 치러진 2경기 모두 120분 혈투를 치렀다.
공교롭게도 연장 승부를 펼친 2경기 모두 정규시간 종료 1분 전에 동점 골을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는 0-1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 9분, 조규성이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사우디 입장에서는 단 1분만 버텼으면 한국을 꺾고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호주전도 그랬다. 이날 주어진 후반 추가시간은 7분. 황희찬이 페널티킥을 넣은 시간은 경기 종료 1분 전인 96분이었다. 호주는 페널티킥을 내준 터라 사우디와는 상황이 조금 달랐지만, 역시 조금만 버티면 4강행을 이룰 수 있었다.
사우디와 호주 입장에서는 매우 잔인한 아시안컵이 된 셈이다.
한국에서는 ‘좀비 축구’라는 말이 생겼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클린스만호의 축구를 두고 붙은 말이다.
‘주장’ 손흥민은 호주전을 마친 후 “좀비 축구라는 것을 떠나서 팀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팀이 더 단단해지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이런 경기로 믿음이 더 강해지는 것 같다. 연장전에 가면 대부분 지치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줬다. 우리의 가장 큰 장점은 하나로 뭉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