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금토드라마 ‘밤에 피는 꽃’(이하 ‘밤피꽃’)의 상승세가 무섭다. 지난해 MBC 사극의 인기를 부활시킨 ‘연인’을 제쳤으며, 이젠 지난 2021년 신드롬을 일으킨 사극 ‘옷소매 붉은 끝동’의 최고 시청률까지 넘보고 있다.
‘밤피꽃’의 시청률은 그야말로 고공행진이다. 지난 2일 방송된 7회는 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13.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또 한 번 자체 최고 기록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방송된 모든 MBC 드라마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밤피꽃’은 지난달 12일 7.9%로 첫발을 내디딘 후 3회 만에 10%를 돌파하더니 5회 11.4%, 6회 12.5%를 기록하며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경쟁작인 KBS2 토일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 SBS ‘재벌X형사’도 따돌리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MBC는 최근 여타의 방송사들 작품보다 사극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밤피꽃’의 전작으로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시즌1, 2로 나뉘어 방영된 배우 남궁민 주연의 ‘연인’은 ‘사극 명가’ MBC의 자존심을 드높였다. 당시 쟁쟁한 경쟁작들 사이에서 최고 시청률 12.9%를 기록하며 MBC와 ‘시청률 보증 수표’ 남궁민의 저력도 입증했다. 이 같은 기세를 이어 받은 ‘밤피꽃’은 ‘연인’까지 뛰어넘었다. 이제는 배우 이준호 주연의 ‘옷소매 붉은 끝동’의 최고 시청률 17.4%도 넘을지 주목된다. 가장 최근 회차인 ‘밤피꽃’의 8회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7회보다 소폭 하락해 12.6%를 보였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시청률 상승이 이뤄지는 터라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코믹 앞세운 복합장르 ‘밤피꽃’...이하늬, 찰떡 캐스팅
‘밤피꽃’은 밤이 되면 담을 넘는 15년 차 수절과부 여화(이하늬)와 사대문 안 모두가 탐내는 갓벽남 종사관 수호(이종원)의 담 넘고 선 넘는 아슬아슬 코믹 액션 사극이다.
‘밤피꽃’의 이러한 특성을 ‘믿고 보는 코믹 연기’ 이하늬가 가장 앞에서 이끌고 있다. ‘밤피꽃’은 코미디를 필두로 액션,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복합장르 드라마다. 이에 따라 무엇보다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책임지는 코믹 연기가 자칫 선을 넘을 경우 과장되고 어색하게 보일 위험이 있으나, 이하늬는 그간 갈고 닦은 실력으로 ‘밤피꽃’을 활짝 피게 했다. 이하늬는 앞서 천만영화 ‘극한직업’을 본격 시작으로 드라마 ‘열혈사제’, ‘원 더 우먼’ 등에서 코믹 연기를 선보이며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극중 이하늬가 맡은 조여화는 좌의정 댁 맏며느리이자 오랜 기간 수절 과부이지만, 밤이 되면 복면을 쓴 채 도움이 필요한 자들을 찾아 담을 넘는 이중생활을 이어가는 인물이다. 이하늬는 이러한 캐릭터를 한복이 잘 어울리는 특유의 단아함과 통통 튀는 매력으로 자연스럽게 오간다. 자칫 전작의 코믹 연기로 기시감을 불러모을 수 있는데, 작품 속 다양한 인물들과 케미로 신선함을 더한다. 극중 수호와는 로맨스를, 자신의 친오빠 죽음을 둘러싼 서사에선 미스터리 분위기를 완급조절하며 그러낸다. 최근 회차에서는 최강 빌런으로 등장하는 시아버지 석지성(김상중)의 실체가 드러난 터라, 향후 전개와 동시에 배우 김상중과 연기 호흡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이고 있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그간 ‘종합선물세트’를 내세운 드라마들이 많았는데 ‘밤피꽃’은 코믹을 내세우면서 이를 잘 연기할 수 있는 이하늬를 가장 주요 인물로 캐스팅했다. 어쩌면 ‘아는 맛’이지만 그만큼 익숙하기에 믿고 볼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고 인기 비결을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