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는 반복됐고,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조금의 투지도 사라졌다. 결과는 결국 뼈아픈 선제 실점, 그리고 칼교체로 이어졌다. 박용우(알아인)에게 요르단전은 그야말로 '최악의 경기'로 남게 됐다.
박용우는 7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선제 실점으로 이어진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뒤 후반 11분 가장 먼저 교체됐다.
경기 초반부터 내내 경기력이 불안했다. 이날 4-3-3 전형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그는 거듭되는 패스 실수와 백패스 연발로 아쉬운 경기력만 이어갔다. 반복되는 백패스 실수는 상대의 공략 대상이 됐고, 중원에서 불필요하게 시간을 끌다 되레 위기를 맞이하는 모습도 보였다. 중원에서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수비적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건 전반 내내 위기 상황을 맞이했던 경기 상황, 4-12로 크게 밀린 슈팅 수가 고스란히 대변했다.
급기야 후반 8분 선제 실점 장면에선 치명적인 실수도 범했다. 이번에도 중원에서 공을 잡은 그는 수비진에 안일한 백패스를 시도하다 상대에게 공을 빼앗겼다. 이 실수는 결국 야잔 알나이마트의 선제 득점으로 이어졌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시작된 실수는 곧바로 치명적인 위기 상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경기 내내 선방쇼를 보이던 조현우(울산 HD) 골키퍼도 일대일 위기까지 극복하진 못했다.
더욱 아쉬움이 남았던 건 반복되는 실수뿐만이 아니었다. 뼈아픈 실수를 저지르고도 박용우는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후속 동작마저 보여주지 않았다는 점이 더욱 아쉬웠다. 전반 알나이마트의 환상적인 드리블에 수비수들이 잇따라 무너질 때도 그랬고, 자신의 패스미스로 선제 실점 위기 상황을 맞이할 때도 그랬다. 특히 실점 장면에선 자신의 실수로 공을 빼앗긴 뒤 충분히 전력으로 질주해 수비에 가담할 만한 상황이었으나, 정작 박용우는 속도를 높이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결국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은 후반 11분 박용우를 빼고 조규성(미트윌란)을 투입하는 변화를 줬다. 그야말로 칼교체였다. 선제 실점으로 흐름을 빼앗긴 한국은 후반 21분 추가 실점까지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다. 결승 무대를 눈앞에 두고 ‘참사’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