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출신의 FC서울 제시 린가드(32·잉글랜드)가 개막전부터 K리그 데뷔를 준비한다. 선발은 아니지만 광주FC전 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렸다. 컨디션이 변수지만, 경기 상황에 따라 교체를 통해 이날 K리그 데뷔전을 치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린가드는 2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 2024 개막전 광주FC 원정경기 엔트리에 포함됐다. 그는 9명의 벤치 명단에 이름을 올려 교체를 통한 출전을 준비한다. K리그1은 22세 이하(U-22) 규정에 따라 최대 5명 교체 출전이 가능하다. K리그 역대 최고의 네임밸류로 평가받는 린가드의 이날 K리그 데뷔 여부, 그리고 경기력에 많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아직 컨디션이 100%가 아닌 것으로 알려진 데다 먼 원정인만큼 이날보다는 다음 주에 있을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인더비 홈경기부터 엔트리에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김기동 감독은 K리그 개막 라운드부터 린가드를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린가드는 앞서 외신을 중심으로 이적설이 돌 당시부터 K리그 팬들은 물론 선수들조차 믿지 못할 정도의 ‘깜짝 이적’이었다. 데뷔 후 줄곧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누빈 선수인 데다, 유럽은 물론 중동 등 막대한 연봉 등 러브콜을 받고도 서울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실제 린가드는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스 출신으로 맨유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노팅엄 포레스트 등 EPL 무대에서만 182경기에 출전해 29골·14도움을 기록했던 선수다. 불과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노팅엄 소속으로 EPL 무대를 누비던 선수가 돌연 K리그로 향한 배경을 두고는 팬들은 물론 축구계의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앞서 린가드는 입단 기자회견 당시 “굉장히 기대되고 흥분된다. 저에게도 큰 새로운 도전이다. 도전을 받아들이고 한국에 왔다. 제 인생에도 새로운 챕터이기도 하지만, 한국과 서울에 있는 팬들에게 선물을 주고 미소를 띨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난여름에 많은 리그와 많은 구단 오퍼가 있었다. 하지만 FC서울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다른 구단들은 구두로만 계약을 제시했다면, 서울 구단은 맨체스터에서 훈련하고 있던 저한테 직접 와서 페이퍼에 쓰인 계약 내용을 제시하는 열정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서울 구단이 열정을 보여준 순간부터 FC서울 이적을 결심했다. 다른 구단들의 이적은 고민하지 않았다”고 했다.
공식 경기 출전이 지난해 4월일 만큼 경기 감각과 컨디션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 린가드도 “지난 8개월은 개인적으로도 힘들었다. 경기에 뛴 지 오래됐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경기 감각과 컨디션에 대해 우려하시는 걸로 안다”면서도 “하지만 1월에는 새로운 구단과 결국 계약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매일 두 번씩 훈련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K리그 개막까지 충분히 몸 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이어 린가드는 “개인 목표보다는 팀으로서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 매 경기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은 팀 스피릿에 대해서만 집중하겠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서울 팬들의 열정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 나를 맞이해 줘서 감사했다. 그래서 더 기대를 하고 있다”며 “컨디션은 좋다. 두바이에 있는 기간 동안 피나는 노력을 했다. 자기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고, 철저히 하고 있다. 음주를 하지 않고 식단 관리 등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린가드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이날 서울은 김신진을 중심으로 조영욱과 강성진이 공격진을 꾸린다. 팔로세비치와 기성용, 한승규가 중원에 포진한다. 김진야와 김주성, 권완규, 박동진은 수비라인을, 최철원은 골문을 각각 지킨다. 벤치에는 린가드를 비롯해 일류첸코, 김경민, 임상협, 백상훈, 류재문, 술라카, 이태석, 백종범(GK)이 앉는다.
지난 시즌 광주는 승점 59(16승 11무 11패)로 3위, 서울은 승점 55(14승 13무 11패)로 7위에 각각 올랐다. 세 차례 맞대결에서는 2승 1패로 서울이 우위였다. 광주는 승격팀 돌풍을 이끌었던 이정효 감독이 계속 지휘봉을 잡고 있고, 서울은 김기동 감독 체제로 새 출발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