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K리그 데뷔전을 치른 신임 감독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김은중 수원FC 감독이 유일하게 승리를 따냈고,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은 원정길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김기동 FC서울 감독과 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고개를 숙였다.
김은중 감독이 이끈 수원FC는 지난 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원큐 K리그1 1라운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1-0으로 제압했다. 팽팽하게 이어지던 0의 균형이 후반 추가시간에 깨졌다. 윤빛가람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이승우가 성공시켰다. 공식 기록은 후반 54분(45+9분).
이날 김은중 감독은 지동원을 비롯해 정승원, 권경원, 김태한 등 선발 11명 중 무려 8명을 영입생으로 채우는 등 확 달라진 수원FC의 모습을 보여줬다. 전반 슈팅이 1개에 그치는 등 아직 경기력이 완전히 오르진 않았지만, 후반 들어 분위기를 바꾼 뒤 극장승까지 이끌어 내며 프로 감독 데뷔전부터 환하게 웃었다.
같은 날 김학범 제주 감독은 강원FC 원정길에서 승점 1을 따냈다. 제주는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강원과 1-1로 비겼다. 킥오프 휘슬이 울린 지 32초 만에 선제 실점을 허용하며 흔들린 제주는 전반 막판 이탈로의 귀중한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다만 끝내 역전골까지는 나오지 않으면서 나란히 승점 1씩 나눠 가졌다.
김학범 감독은 기존 선수들을 중심으로 지난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김태환, 이탈로 등을 더해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오는 10일 대전하나시티즌을 홈으로 불러들여 김학범 체제 제주의 첫 승에 재도전한다.
반면 김기동 감독과 박태하 감독은 새로운 팀을 이끌고 치른 K리그 데뷔전에서 나란히 패배의 쓴맛을 봤다.
많은 관심을 모았던 김기동 감독의 서울은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원정경기에서 전·후반 각각 1골씩 허용하며 0-2로 완패했다. 특히 전반전 경기력은 적장인 이정효 감독마저 만족감을 표할 정도로 서울이 수세에 몰린 채 치른 경기였다. 김기동 감독 부임과 함께 ‘달라진 경기력’을 바랐을 서울 팬들의 아쉬움은 기대감의 크기만큼이나 컸다. 김 감독은 “기존의 서울 축구와 내가 원하는 모습 사이에서 혼선이 있었다”며 경기를 치를수록 경기력이 점점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동 체제 첫 승에 다시 도전하게 될 무대는 오는 10일 인천과의 경인 더비다.
이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포항 감독 데뷔전을 치른 박태하 감독은 K리그에서도 데뷔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박 감독이 이끈 포항은 전날 열린 공식 개막전에서 울산 HD에 0-1로 졌다. 특히 포항은 이날 전반전 단 1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남겼다. 앞서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도 전북 현대에 1무 1패에 그쳐 박태하 감독 부임 이후 포항은 공식전 3경기째 무승(1무 2패)이다. 포항은 오는 9일 대구FC와 홈경기에서 박태하 체제 첫 승에 다시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