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창원 LG 가드 이재도(33·1m80㎝)가 캡틴 이관희(36·1m90㎝)를 깜짝 저격했다.
이재도는 3일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프로농구 정규리그 5라운드 수원 KT와 맞대결에서 팀이 75-60으로 승리하는 선봉장에 섰다. 14점 3리바운드 9어시스트 2스틸로 공수에서 두루 활약했다. 이재도의 활약 덕에 LG는 최근 3연승을 질주, 2위 KT와 승차를 1.5경기까지 줄였다. 6라운드 결과에 따라 충분히 순위를 뒤집고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게 됐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이재도는 지난 경기부터 부상에서 돌아와 골 밑에서 비중을 되찾고 있는 센터 아셈 마레이의 활약을 칭찬했다. 마레이는 이날 6득점에 그쳤지만, 9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팀이 리바운드 싸움에서 KT에 앞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이재도는 "5라운드 마무리를 잘해 기분 좋다. 마레이가 복귀해 선수들에게 많은 부분에서 안정감을 주고 있다. 오랜만에 복귀해 2경기만 치렀지만, 파생되는 부분이 많아 상대 입장에서도 마레이가 까다로울 것이다. 덕분에 팀 LG다운 경기를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2위와의 맞대결이어서 중요한 경기였다. 선수들이 한마음이 돼 멋진 경기를 했다. 내가 턴오버(5개)를 많이 한게 흠이지만, 이외의 경기 내용은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칭찬만 받은 마레이와 달리 불쑥 '저격'을 당한 이가 있다. LG의 캡틴 이관희다. 이관희 역시 이날 마레이와 같은 6득점을 기록했지만, 절친한 후배 이재도는 '그 정도론 부족하다'고 웃었다. 이재도는 인터뷰 도중 돌연 "오늘의 워스트는 관희 형"이라며 "형이 마지막 공격 기회 때 슛을 넣었으면 난 더블더블이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재도의 어시스트는 딱 9개. 점수 차가 벌어진 여유로운 기회 때 10번째 어시스트를 기록할 수 있었는데 이관희가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뜻이다.
절친하기에 할 수 있는 농담이고, 믿기에 할 수 있는 기대다. 이재도는 "6라운드 때는 관희 형이 주장답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한다"고 웃었다. 함께 있던 양홍석도 "관희 형이 평소에는 더 기량이 출중한 선수시지 않나. 수도권 경기 때는 평소보다 텐션이 조금 높은 것 같다"고 웃었다.
이재도의 말이 농담인 건 조상현 감독의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다. 조상현 감독은 경기 전 "사실 대부분의 고참들은 수비를 등한시하지만, 우리 팀은 다르다. 관희부터 (정)희재, (이)재도 등 고참부터 수비를 열심히 해주기 때문에 후배들도 따라서 수비에 힘을 쏟을 수 있다"며 고참들의 헌신을 높이 샀다. 이관희가 그만큼 헌신하면서 후배들과 가깝게 지내기에 나올 수 있는 이야기였다.
물론 도발은 끝나지 않았다. 이재도에게 이 얘기를 전하자 "관희 형이 좋은 수비수는 아니다. 좋은 신체 조건으로 수비하는 스타일"이라며 "고참들 중 가장 열심히 안 한다. 수비 의지는 희재 형이 제일 높고 그 다음이 나, 관희 형은 마지막이다. 형이 홍석이, 나, 기상이, 구탕보고 수비 못한다고 지적 하시는데, 후배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주면 좋겠다"고 웃으며 '저격'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