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현장] “축구장 2개 크기에서 공뺏기” 세트에서 미리 본 ‘피지컬: 100’ 시즌2 퀘스트
정진영 기자
등록2024.03.05 09:00
분명히 방금 전까지 밝은 세상이었는데 순식간에 어두운 어딘가에 갇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하 광산을 표현했다는 넷플릭스 새 예능 ‘피지컬: 100’ 시즌2 세트장 내부에 들어섰을 때다.
때는 지난해 여름. 경기도 일산서구 킨텍스에 마련된 ‘피지컬: 100’ 시즌2 세트장은 지상에 있는데도 마치 지하에 있는 것 같은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취재진을 맞았다. 그 가운데 연출자 장호기 PD가 서 있었다.
장 PD는 고대 그리스를 염두에 둔 시즌1 세트장과 달리 이번 시즌은 지하 광산으로 바꾼 데 대해 “누군가의 희생과 욕망, 협동과 경쟁의 경계가 모호한 공간이라는 특성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피지컬: 100’은 ‘가장 완벽한 피지컬이란 무엇인가’를 놓고 각양각색의 직업을 가진 100명의 참가자들이 자신의 신체 능력을 측정하는 다양한 퀘스트에 도전하고 생존해 자신의 토르소를 지키는 프로그램. 지난해 1월 시즌1이 공개돼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며 K예능의 위상을 알렸다.
장 PD는 “참가자들이 자신의 토르소를 지켜야 한다는 것과 완벽한 피지컬을 탐구한다는 프로그램의 기본 시그니처만 남기고 모든 걸 새롭게 바꿨다”고 설명했다. 취재진이 ‘피지컬: 100’ 시즌2 세트장을 방문했던 시점에 모든 퀘스트의 세트를 볼 수는 없었지만, 단연 눈에 띄는 구역이 있었다. 시즌1에 등장해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각광을 받은 공뺏기 세트였다.
공뺏기 세트장은 시즌1과 비교해 무려 2배나 커져 눈길을 끌었다. 장 PD는 “축구장 2개 이상의 규모로 전체 퀘스트를 구성했다”면서 “시즌1의 규모도 작은 편이 아니었는데 이번엔 그보다 2배 정도 되는 스케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시각적으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2개에서 3개가 된 경기장이다. 어질리티가 있는 A경기장은 순발력을 측정하기에 최적화돼 있고, 참호 형태의 B경기장은 물로 가득 차 있었다. 마지막 케이지 형태의 C경기장은 시즌2에서 새롭게 추가된 것으로 실제 격투기장에 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체험을 위해 케이지 안에 다른 기자와 들어서자 남다른 기분까지 느껴졌다. 그만큼 세트장이 상당히 리얼하게 구성돼 있다는 뜻. 장 PD는 “케이지를 흉내낸 게 아니고 실제 격투에서 사용하는 케이지를 그대로 가지고 와서 설치했다”고 귀띔했다.
다양한 체급을 가진 100명의 출연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사전 퀘스트로는 무동력 트레드밀이 마련됐다. 장 PD는 “거대한 공간에 100대의 무동력 트레드밀을 세팅해 놓고 100명이 함께 달리기를 했다. 그래서 정해진 시간 안에 누가 가장 멀리 가는가를 측정했다”면서 “100명이 한 번에 달리는 장면이 정말 감동적이었다. 프로그램에 어떻게 담겼을지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일반적인 전자 동력 러닝머신이 아닌 무동력 트레드밀을 사용한 이유도 있다. 장 PD는 “무동력 트레드밀은 자신이 구르는 만큼 갈 수 있고 자신의 속도를 컨트롤 할 수 있다. 그런 특성이 우리 프로그램과 잘어울린다고 생각했다”면서 “우리 프로그램에 약 44kg부터 200kg까지의 출연자들이 나오는데, 그분들이 각자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는 퀘스트라 판단했다”고 이야기했다.
장 PD와 제작진은 세트 곳곳에 리얼리티를 가미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 최대한 출연진이 ‘지하 광산’을 모티브로 한 공간에 녹아들어 집중할 수 있길 원했기 때문이다. 장 PD는 “출연자로 하여금 ‘내가 정말 어떤 세상 안에 살고 있구나’, ‘내가 어느 세계 속으로 들어왔구나’라는 생각을 계속 하게끔 하는 게 우리에겐 중요한 과제였다. 그래서 메인 공간뿐 아니라 공간과 공간 사이를 잇는 통로도 콘셉트에 충실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공뺏기 경기 후에 승패에 따라 출연자는 각기 다른 통로로 이동하게 되고, 그 어두운 통로에서 온전히 자신의 토르소와 마주할 수 있게끔 설계돼 있었다. 승리한 사람은 토르소를 안아주고 지나가고, 패배한 사람은 그 공간에서 해머로 자신의 토르소를 직접 파괴한다. 부서진 토르소의 파편들이 치열하게 진행됐을 ‘피지컬: 100’ 시즌2 퀘스트를 짐작하게 했다.
이날 현장에는 ‘피지컬: 100’ 시즌1 출연자인 장은실, 조진형도 자리했다. 두 사람은 “기존에 못 봤던 세트장도 있고 스케일도 더 커진 것 같다”며 “세트를 보니 내려가서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입을 모았다.
화장실을 갔다 오면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였던 ‘피지컬: 100’ 시즌1보다 훨씬 커진 규모. 바로 그곳에서 다시 한 번 최강의 피지컬을 찾기 위한 서바이벌이 펼쳐진다. 이 생생하고 치열한 현장은 오는 19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