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은 4일(한국시간)까지 나선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우려를 지웠다. 장타 2개(홈런·2루타)를 포함해 안타 5개를 쳤다. KBO리그 통산 타율 1위(0.340) 다운 콘택트 능력을 뽐냈고, 우려로 꼽힌 빠른 공 대처도 무난했다. 두 경기 만에 홈런을 치는 등 전망을 웃도는 장타 생산 능력까지 보여줬다.
다섯 번째 출전이었던 5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기록이 나왔다. 바로 왼쪽 안타.
이정후는 2회 초 볼넷을 얻어내며 연속 출루를 이어간 뒤 샌프란시스코가 2-1로 이기고 있던 4회 초 무사 1·3루에서 상대 투수 라이언 펠트너의 바깥쪽(좌타자 기준) 체인지업을 공략해 좌익수 샘 힐라드 앞에 떨어지는 적시 좌전안타를 쳤다. 다섯 경기 연속 안타이자, 두 경기 연속 멀티 출루였다.
앞서 이정후가 기록한 안타 5개는 오른쪽 4개와 가운데 1개였다.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뛴 7시즌, 고른 타구 방향을 보여줬다. 총 안타 1181개 중 오른쪽이 460개(39%) 가운데가 396개(33.5%) 그리고 왼쪽은 325개(27.5)였다.
타자 대부분 당겨쳐 생산하는 안타가 압도적으로 많다. 좌타자 기준으로는 오른쪽이다. 이정후의 안타 분포도도 가장 많은 건 오른쪽이지만, 왼쪽 비율도 매우 높은 편이다.
지난달 3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타격을 준비하는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SNS 캡처
타자들은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 의식적으로 밀어치는 타격을 한다. KBO리그 타점 1위 최형우(KIA 타이거즈)는 밀어쳐 좌중간 또는 백스크린 살짝 왼쪽으로 보낼 때 가장 타격감이 좋다고 했다.
이정후는 5일 콜로라도전에서 바깥쪽 공략 능력까지 선보이며 돌풍을 이어갔다. 그것도 투수가 유리한 볼카운트(0볼-2스트라이크)에서 유인구로 던진 체인지업을 공략했다. 이정후의 타격 능력이 집대성한 안타였다.
이정후는 시범경기에서 자신의 타격이 빅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했을 것 같다. 아무리 '리허설' 무대인 시범경기지만, 150㎞/h대 강속구도 잘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KBO리그에서 증명한 강점들도 하나둘 발휘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