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여제' 김연경(36)이 흥국생명의 1위 탈환을 이끌었다. 팀 경기력은 만족하지 않았다.
김연경은 5일 화성 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도드람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의 6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 36득점·공격성공률 50.00%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14일 기업은행전에 이어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 타이기록을 세웠다.
흥국생명은 시즌 26승(7패) 째를 거뒀고, 승점 73을 기록하며 현대건설을 2위로 끌어내리고 1위로 올라섰다. 고비마다 해결사 능력을 보여준 김연경은 단연 경기 최우수선수(MVP)였다.
김연경은 1세트 첫 공격부터 성공하며 경쾌하게 출발했다. 2-1에서는 서브에이스를 성공했고, 흥국생명이 점수 차를 벌린 11-5에서는 세터 김다솔과 완벽한 호흡으로 퀵오픈 공격을 상대 코트에 꽂았다. 12-6에서는 이주아와 함께 블로킹벽을 구축, 브리트니 아베크롬비의 오픈 공격을 가로막았다. 기록은 블로킹 어시스트.
17-12에서는 몸을 날려 서브 리시브하며 투지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흥국생명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기업은행이 19-16, 3점 차로 추격한 상황에서는 다시 주 임무인 공격을 수행하며 흥국생명의 세트 20번째 득점을 만들었다. 20-17에서도 같은 공격으로 추가 득점했다. 세트 5점째. 그야말로 종횡무진이었다. 김연경은 세트 포인트를 만드는 득점까지 3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흥국생명은 무난히 1세트를 잡았다.
김연경은 0-2로 지고 있던 2세트, 다시 공격으로 첫 득점, 서브로 두 번째 득점을 해냈다. 흥국생명이 6-9, 9-12로 끌려가던 상황에서도 퀵오픈으로 추격 득점을 이끌었다.
클러치 능력은 세트 막판 더 빛났다. 15-19, 4점 차까지 벌어지며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공격 성공률 100%를 기록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특히 17-20에서 대각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추격 사정권 진입을 이끌었고, 19-20에서는 수비가 간신히 걷어낸 공을 백어택 라인에서 제자리 점프로 공격을 시도해 득점을 만들었다. 원정 관중석이 들끓었다.
기세를 바꾼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다시 시간차 공격을 성공하며 역전했고, 김수지까지 중앙에서 절묘한 밀어 넣기로 득점하며 2점 차로 달아났다. 하지만 아베크롬비를 막지 못해 결국 듀스 승부로 이어졌다. 김연경은 26-27에서 동점 득점을 만들며 제 몫을 다했다. 27-28에서도 코트 구석 수비가 없는 위치로 공을 보내는 절묘한 득점을 해냈다.
김연경은 2세트 웃지 못했다. 훙국생명은 29-29에서 아베크롬비에게 연속 실점했다. 기세를 내준 뒤 나선 3세트도 중반까지 박빙 승부가 이어졌다. 이 상황에서 흥국생명은 레이나 토코쿠가 집중력을 발휘하며 연속 3득점에 성공, 1 6-13으로 앞서갔다. 숨을 고르던 김연경도 14-18에서 대각 오픈 공격을 성공하며 득점 쟁탈전에서 힘을 더했다. 김연경은 3세트 흥국생명 20번째 득점도 해냈다. 전열을 정비한 흥국생명은 이후 점수 차를 유지하며 3세트까지 잡았다. 김연경은 22-18에서 계속 고전하던 아베크롬비의 퀵오픈 공격을 가로막은 뒤 이 경기 시작 뒤 가장 큰 세리머니와 함께 포효했다.
김연경은 4세트 8-7에서 하이볼을 대각 오픈 공격으로 연결해 득점을 만든 뒤 다시 포효했다. 11-7에서 아베크롬비의 오픈 공격을 다시 막아낸 뒤에도 코트를 누비며 기쁨을 만끽했다. 승부의 추가 흥국생명으로 기울었다.
김연경은 13-7에서 오픈 공격으로 30번째 득점까지 해냈다. 21-17에서는 메가 랠리를 끝내는 대각 오픈 공격까지 성공했다. 34번째 득점. 흥국생명은 리드를 지키며 4세트에서 경기를 끝냈고, 김연경은 다시 한번 왜 자신이 리그 최고의 선수인지 보여줬다.
경기 뒤 김연경은 "매 세트 쉽지 않았다. 기업은행 상대로는 항상 뒤에 힘들었다. 목표였던 승점 3을 얻었지만, 기복은 있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시즌 최다 득점을 기록한 점에 대해서도 "한 선수가 많은 스코어를 내는 건 좋은 게 아닌데, 기업은행을 만나면 우리(흥국생명) 경기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져서 나에게 점유율이 조금 몰리는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흥국생명은 기업은행 상대 정규리그 6전 전승을 거뒀지만, 김연경은 더 나은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한 점에 아쉬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