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지역지 머큐리 뉴스는 11일(한국시간) 이정후가 일본 야구 레전드이자 메이저리그(MLB)에서 통산 3089안타를 친 이치로가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만났다고 전했다.
이정후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2024 MLB 시범경기에 출전했고, 이치로는 시애틀 구단 특별 고문이었다. 마침 이치로가 빅리그를 강타한 2003~2004시즌 그의 소속팀 시애틀을 지휘했던 감독이 밥 멜빈 현 샌프란시스코 감독이었다. 그가 친분이 두터운 이치로를 이정후에게 소개해 준 것.
이정후는 KBO리그에 진입한 뒤에도 이치로의 등번호 51번을 달았다.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다고 수차례 전한 바 있다.
머큐리 뉴스는 "등번호와 포지션(외야수) 라인업에서의 위치(1번 타자)까지 이정후와 이치로는 닮은 게 많다. 타석에서 유니폼 소매를 잡아당기는 모습이나 외야 수비 때 송구하는 동작도 닮았다"라고 전했다.
이치로를 만나기 전부터 기대감을 전한 이정후는 "경기를 어떻게 준비하는지, 경기를 어떻게 구상하는지를 물었다"라며 "짧은 대화였지만, 이치로에게서 좋은 답을 많이 들어 무척 행복하다"라며 기뻐했다.
머큐리 뉴스는 "이정후는 '이치로는 정말 대단한 선수이기 때문에 나와 닮았다고 할 수 없다. 그는 내가 가장 좋아했던 선수"라며 자신이 '우상' 이치로와 닮은꼴로 비견되는 걸 거부했다.
하지만 머큐리 뉴스는 이정후와 이치로 모두 콘택트 능력에 빼어난 자질을 갖추고 있는 점을 언급했고, 이정후가 통산 타율 0.340을 기록했고, 가장 낮은 타율(단일시즌 기준)도 0.318였다고 소개했다.
두 한일 대표 야구 선수의 만남을 주선을 멜빈 감독은 "이치로가 이정후에게 다가가 얘기를 나눈 멋진 장면이었다"라며 "이정후는 이치로를 따라 스스로 야구 스타일을 정립했고, 똑같이 1번 타자인 데다가 외야수이며 51번을 달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멜빈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통해 확인한 이정후의 타격을 두고 "생각보다 파워가 좋다. 이치로와 비슷한 스타일이지만, 축이 되는 뒷다리에 중심을 두고 이를 잘 유지하며 좋은 타구를 만든다"라고 전했다.
통산 509도루를 기록하며 보여준 이치로의 주루 능력은 이정후가 넘을 수 없는 영역으로 보인다. 멜빈 감독은 이에 대해서도 "작년(2023)에는 (KBO리그에서 당한) 발목 부상으로 인해 조금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 그는 베이스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