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청주 KB가 챔피언결정전(챔프전) 진출 확률 100%를 잡았다. KB가 부천 하나원큐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에서도 승전고를 울렸다.
KB는 1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와의 우리은행 우리WON 2023~24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2-52로 이겼다. KB가 시리즈에서 2승을 먼저 가져갔다. 1승만 더 추가한다면, 2년 만에 챔프전에 오를 수 있다. 5전 3승제 기준 역대 PO 1·2차전 승리 팀의 챔프전 진출 확률은 100%다.
‘에이스’ 박지수가 17득점 22리바운드 5어시스트 1블록으로 기록지를 가득 채웠다. 2쿼터 중반 오른 발목 통증으로 잠시 코트를 떠나기도 했지만, 후반에 복귀하며 맹활약했다.
허예은(8득점) 김민정(10득점) 강이슬(7득점 12리바운드) 등도 힘을 보탰다.
반면 하나원큐는 원정 2연패로 아쉬움을 삼켰다. 이날은 베테랑 김정은의 17득점 3스틸 맹활약에 힘입어 거센 추격전을 이어갔으나, 역전까지 이루진 못했다. 김정은은 4쿼터 중반 파울 아웃으로 코트를 떠났고, 더 이상의 반전을 이어가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신지현(15득점 6어시스트) 양인영(12득점 9리바운드) 등 활약도 빛이 바랬다. 특히 공격 리바운드를 18개나 헌납한 것이 치명타였다. 전체 리바운드에서도 30-52로 크게 밀렸다.
1쿼터 기선제압에 성공한 건 하나원큐였다. 김정은이 2대2 플레이에서 더블 클러치 레이업을 얼려 놓은 데 이어, 신지현이 스틸 후 단독 속공으로 득점을 추가했다. 김완수 KB 감독이 먼저 타임아웃을 외칠 수밖에 없던 장면이었다. 센터 양인영이 박지수를 상대로 밀리지 않는 몸싸움을 보여주며 점프슛을 유도한 것이 주효했다.
KB는 강이슬의 자유투 득점과 박지수의 골밑 득점으로 추격했다. 하나원큐에선 김시온과 신지현이 연이은 돌파 득점으로 응수했다. 쿼터 마지막 공을 잡은 건 강이슬이었다. 그는 페인트 존에서 페이드 어웨이 점프슛을 터뜨리며 3점까지 추격했다. 1쿼터는 하나원큐의 18-15 리드.
KB는 2쿼터 시작과 함께 허예은의 골밑 득점과 이혜주의 우중간 3점슛으로 역전했다. 하지만 양인영이 중거리슛을 터뜨리며 재차 균형을 맞췄다.
조금씩 흐름을 찾은 KB는 한 차례 아찔한 상황과 마주했다. 2쿼터 7분 16초를 남기고 박지수가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풋백 득점을 터뜨린 뒤, 오른 발목을 부여잡으며 고통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박지수가 빠졌지만, KB는 리바운드 후 빠른 공격에 성공하며 차곡차곡 득점을 쌓았다. KB는 4분 31초를 남겨두고 강이슬과 염윤아의 완벽한 2대2 플레이로 10점 차까지 달아났다. 하나원큐는 5분 가까이 무득점에 그치기도 했다.
막힌 혈을 뚫은 건 김정은이었다. 그는 2쿼터 2분 21초를 남겨두고 코너 3점슛을 터뜨리더니, 컷인 레이업과 점프슛을 연거푸 터뜨리며 홀로 7득점을 몰아쳤다. KB가 5점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전열을 정비한 3쿼터, 박지수가 시작과 함께 코트를 밟았다. 그는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정확한 패스로 김예진의 득점을 도왔다.
이에 응수한 건 역시 김정은이었다. 그는 양인영의 득점을 돕더니, 직후 수비에선 염윤아의 슛을 정확히 블록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이어 7분 5초를 남겨두고는 수비 리바운드 후 정면 3점슛을 터뜨리며 격차를 1점까지 좁혔다.
하지만 KB는 박지수의 연속 득점에 힘입어 다시 달아났다. 그동안 침묵했던 강이슬은 42초를 남겨두고 3점슛을 터뜨리기도 했다. 3쿼터 종료 시점, KB가 52-42로 크게 앞섰다.
4쿼터 중반까지는 두 팀 모두 나란히 공격을 주고받으며 격차가 유지됐다.
변수는 하나원큐에서 나왔다. 4쿼터 5분 30초를 남겨두고 김정은이 기습적인 더블팀을 시도하려다 5번째 파울을 범해 코트를 떠났다. 3점슛 3개 포함 17득점을 몰아친 에이스가 일찌감치 임무를 마쳤다.
1분 뒤엔 KB 이윤미의 U-파울에 이어, 강하게 항의한 김완수 감독이 테크니컬 파울까지 받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 나왔다.
하지만 박지수가 수비에서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팀의 리드를 지켰다. 4쿼터 막바지 KB의 공격력은 크게 감소했지만, 수비 집중력을 앞세워 홈 팬들 앞에서 연승의 기쁨을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