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할수록 돌아간다. 내야수 윤도현(21·KIA 타이거즈)을 바라보는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의 마음이다.
윤도현은 현재 프로야구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하지 않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뛰어난 기량(연습경기 타율 0.462)으로 투수 박준표와 함께 캠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 이범호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는데 옆구리 통증 문제로 잠시 휴식 중이다.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이범호 감독은 "병원에서도 일주일 정도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얘기가 나오더라. 굳이 그런 걸(부상 위험) 가진 선수를 올려서 (경기)하면 지금은 염좌라고 하지만 찢어지거나 그럴 수 있다"며 "하고 싶은 마음에 손상이 되면, 안 그래도 다른 팀은 복부 통증 선수가 2~3명씩 나오고 있다.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기 때문에 힘을 더 쓰기 때문에 다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광주제일고를 졸업한 윤도현은 2022년 신인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에 지명됐다. 광주동성고를 졸업한 김도영(2022년 신인 1차)과 함께 광주 지역 최고 내야수 자리를 다퉜다. 하지만 입단 뒤 잔부상에 시달려 통산 1군 출전 기록이 한 타석에 불과하다.
완벽한 상태가 아니라면 자칫 오버 페이스를 할 수 있다. 윤도현의 상황이라면 더욱 그럴 가능성이 크다. 이범호 감독은 "일부러 조금 더 완벽해지면 올리는 게 본인한테도 팀에도 좋다. 나중에 써야 하는 선수인데 밸런스 좋은 느낌에서 만약 손상이 생겨 한 달, 두 달 쉬면 올 시즌도 망치는 거"라며 "아직 개막(3월 23일)도 하지 않았고 시범경기 중이니까, 천천히 하라고 주문도 했다"고 말했다.
복귀까지 시간이 필요하지만 확실한 가이드라인은 하나 있다. 윤도현은 1루수로 기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현재 KIA는 1루 자리를 두고 황대인과 이우성 등이 경합 중이다. 팀의 취약 포지션 중 하나여서 윤도현도 경쟁에 뛰어들 수 있지만 이범호 감독은 "미래를 보고 멀리 봐야 한다. 도현이에게 1루를 시키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유격수나 3루수, 2루수를 시키는 건 좋은데 저 능력 좋은 선수를 1루에 박아놓을 이유가 팀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