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새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31)이 4회를 넘지 못하고 두산 베어스 타선에 난타를 당했다. 부활한 4번 타자 김재환(36)을 넘지 못한 게 빅 이닝까지 이어졌다.
네일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3과 3분의 1이닝 동안 8피안타 1볼넷 4탈삼진 6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네일은 KIA가 이번 겨울 야심차게 영입한 새 외국인 투수 중 한 명이다. 지난 시즌 마이너리그 평균 149㎞/h를 기록한 강속구에 커브, 싱커를 두루 갖췄다.
14일 경기에서도 구속이 눈에 띄었다. 직구로 잡힌 건 딱 1구, 빠른 공은 싱커와 커터가 대부분이었다. 싱커는 33구 평균 148㎞/h, 커터는 21구 평균 142㎞/h가 기록됐다.
구위에 비해 결과가 좋지 못했다. 좋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 차이가 컸다. 특히 두산 상위 타선, 그중에서도 1번 타자 정수빈과 4번 타자 김재환을 공략하지 못한 게 실점으로 이어졌다.
네일은 1회 말 선두 타자 정수빈에게부터 안타를 내주고 출발했다. 정수빈은 6구 싱커를 공략해 우전 안타로 출루했고, 이후 지난해 도루왕답게 계속해서 2루 도루를 노렸다.그 결과 김재환 타석 때 2루를 훔치는 데 성공했다. 이어 김재환이 풀카운트 때 네일이 던진 가운데 높은 변화구를 공략했고, 타구는 중견수 키를 넘겨 담장까지 맞추는 좌중간 대형 2루타가 돼 정수빈을 불러들였다.
비록 실점은 내줬으나 네일은 곧바로 흔들리진 않았다. 1회 마지막 타자 양석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네일은 2회 김인태에게 8구 승부 끝에 볼넷은 내줬으나 2탈삼진을 더해 네 타자로 이닝을 마쳤다. 이어 3회 다시 정수빈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헨리 라모스에게 장기인 싱커로 유격수 병살타를 유도했다. 마지막 타자인 양의지 상대로는 ABS 활용이 눈에 띄었다. 이전보다 스트라이크 범위가 넓어진 높은 존을 활용한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 루킹 삼진을 잡은 4구째 공 역시 몸쪽 높은 존이었다.
좋았던 흐름이 길게 가진 않았다.1회 실점을 내줬던 김재환이 빌미가 됐다. 선두 타자로 나선 김재환은 네일의 초구 커터를 공략, 당겨서 우익수 앞 안타를 만들었다. 2루수 김선빈이 뛰어올랐지만 잡지 못했다.
김재환의 멀티 히트는 팀의 도화선이 됐다. 후속 타자 양석환이 좌익수 앞 2루타로 불씨를 이었고, 강승호가 적시타로 리드를 3-0까지 벌렸다. 끝이 아니었다. 두산은 허경민의 안타, 2사 후 박계범의 안타로 만루 기회를 이어갔다.
결국 4이닝을 모두 맡기려던 KIA는 경기 흐름을 끊기 위해 네일을 내렸다. 강판 시점에선 3실점이었지만, KIA는 네일의 책임 주자를 막는 데 실패했다. KIA는 김대유를 구원 등판 시켰지만 앞서 2타수 2안타를 친 정수빈이 2루타로 주자 두 명을 더 불러들였고, 라모스가 다시 2루타로 두 점을 추가했다. 결국 네일의 책임 주자가 모두 들어오면서 자책점도 6점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