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긴장했나. '팀 코리아'의 어린 선수들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힘이 너무 들어갔는지 볼도 많았고, 스윙을 하다 배트를 놓치는 일도 나왔다.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미국 MLB 서울 시리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연습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샌디에이고 타선을 4안타로 막아냈지만 초반 난조와 폭투가 결승타점으로 이어지면서 패했다. 한국 타선도 5안타에 그쳤다.
이날 팀 코리아 선발 마운드엔 문동주가 마운드에 올랐다. 김혜성(2루수)-윤동희(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노시환(3루수)-문보경(1루수)-김주원(유격수)-최지훈(중견수)-김형준(포수)-김성윤(좌익수) 순으로 타선을 꾸렸다.
문동주를 향한 기대는 컸다. 문동주는 프로 2년차였던 지난해 역대 한국 투수로는 처음으로 시속 160㎞를 넘는 강속구를 던지며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로 호투했다. 그는 2006년 류현진에 이어 한화 소속으로는 17년 만에 신인왕에 등극한 바 있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 역시 경기 전 "굉장히 좋은 어깨를 갖고 있는 선수로 들었다.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며 경계하기도 했다.
하지만 너무 긴장했던 탓일까. 이날 문동주는 최고 155km/h의 강속구를 던졌지만 영점이 잡히지 않았다. 선두타자 잰더 보가츠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문동주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제이크 크로넨워스까지 연속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에 처했다.
이후 문동주는 안정을 찾는 듯 했다. 매니 마차도를 컷 패스트볼로 삼진 처리한 문동주는 김하성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아웃 카운트 2개를 올렸다. 하지만 여기서 폭투가 발생했다. 다음타자 주릭슨 프로파의 타석 때 문동주의 높은 154.8km(96.2마일)/h의 공을 포수 김형준이 잡아내지 못하면서 구심의 마스크를 강타한 것. 그 사이 3루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실점으로 이어졌다.
다행히 추가 실점은 없었다. 주릭슨 프로파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루이스 캄푸사노를 낮게 떨어지는 커브로 삼진 처리하며 길었던 1회를 마친 문동주는 2회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선두타자 타일러 웨이드를 초구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문동주는 잭슨 메릴을 유격수 뜬공으로, 잰더 보가츠를 1루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긴장이 풀린 듯 했지만, 정해진 2이닝을 모두 마친 문동주는 3회 원태인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타선에서도 긴장한 모습이 나왔다. 지난해 홈런왕(31개) 출신으로, 이날 팀 코리아의 4번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한 노시환은 4회 초 상대 투수 제레미아 에스트라다의 3구 째 높은 151km(94.3마일)/h의 공을 힘차게 스윙하다 배트를 놓치는 일이 발생했다. 잔뜩 긴장한 탓에 스윙에 힘이 크게 들어간 탓이었다.
하지만 이닝이 거듭될수록 선수들은 조금씩 제 기량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문동주도 2회 안정을 찾았고, 노시환도 9회 초 상대 마무리 투수 로버트 수아레즈를 상대로 선두타자 안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 18일 LA 다저스와 두 번째 연습경기를 앞두고 경기 막판 감각을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