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마무리 투수 후보들이 한국 팀을 상대로 다소 흔들린 모습을 보였다. 마무리 경쟁 중인 고우석에게 기회로 작용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샌디에이고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서울 시리즈 대한민국 야구대표팀(팀 코리아)과 연습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진땀승이었다. 1회 한국 선발 문동주가 볼넷 3개로 자초한 무사 만루에서 폭투로 점수를 올린 것이 이날 샌디에이고의 처음이자 마지막 득점이었다. 팀 코리아 타선도 침묵하면서 1점 차 승부가 9회까지 이어졌고, 샌디에이고가 1-0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마무리 후보들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렸다. 5회엔 일본 리그 구원왕 출신인 마쓰이 유키를, 7회엔 4년 1650만 달러(약 220억원) 계약으로 영입한 완디 페랄타를 올렸다. 9회엔 로베르토 수아레즈가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세 선수 모두 깔끔하게 위기를 막아내지 못했다. 5회 마운드에 오른 마쓰이는 선두타자 김주원을 뜬공으로 돌려세웠지만, 최지훈과 승부에선 좌우로 크게 벗어나는 공을 던지며 볼넷을 허용했다. 이후 포수 앞 땅에 박히는 폭투까지 범하면서 주자의 2루 진루까지 내줬다. 이후 김형준을 땅볼로 돌려 세웠지만, 김성윤에게 빗맞은 안타를 맞으면서 실점할 뻔했다. 우익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슬라이딩 캐치가 아니었다면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2023년 NPB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39세이브(2승 3패 8홀드) 평균자책점 1.57을 기록하며 구원왕에 올랐던 마쓰이는 올 시즌 고우석과 마무리 경쟁자로 거론됐으나 스프링캠프 초반 허리 통증으로 시범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했다. 이날 시범경기 포함 세 번째 마운드에 오른 마쓰이는 볼넷과 폭투, 안타성 타구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7회 마운드에 오른 완디 페랄타도 아쉬웠다. 선두타자 손성빈과 문현빈을 땅볼로 잘 잡아냈으나, 김혜성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안타를 내줬고, 윤동희도 내야 안타로 출루시키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2루수 잰더 보가츠가 역동작을 이겨내고 2루 베이스의 김하성에게 공을 토스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이후 강백호를 땅볼 처리하며 숨을 돌렸지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9회 수아레즈는 더 불안했다. 선두타자 노시환에게 안타를 허용한 수아레즈는 문보경과 승부에서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는 볼을 연달아 던지며 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실점은 없었다. 이후 박성한을 3루수 뜬공으로 돌려 세운 수아레즈는 최지훈에게 2루수 앞 병살타를 유도하면서 이닝을 마쳤다. 하지만 최지훈과의 승부에서도 위아래로 크게 벗어나는 볼을 던지며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 수아레즈의 시범경기 성적도 6경기 평균자책점 6.75로 좋지 않다.
이러한 마무리 후보들의 위기는 고우석에겐 기회다. 지난겨울 상호 옵션이 포함된 2년 총액 450만 달러(59억원) 규모로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은 고우석은 올 시즌 샌디에이고의 마무리 후보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고우석도 시범경기 성적이 좋지 않다. 5경기 4.1이닝 동안 6실점하며 평균자책점 12.46을 기록 중이다. 고우석도 반전이 필요하다.
첫 경기 팀 코리아와 연습경기에서 쉰 고우석은 18일 친정팀 LG 트윈스전 등판이 유력한 가운데, 샌디에이고의 뒷문 불안을 잠재울 호투를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