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령탑으로 통산 753승(통산 1196경기)을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한국 야구대표팀 중 '18세 신인' 김택연의 투구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대표팀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다저스와 평가전에서 2-5로 졌다. 전날(17일) 샌디에이고전 0-1 패배에 이어 이틀 연속 졌지만 역시나 잘 싸웠다.
특히 2024년 두산 베어스 1라운드 2순위로 입단한 김택연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성인 대표팀 신고식으로는 최고였다.
김택연은 2-4로 뒤진 6회 말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시속 151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후속 제임스 아우트먼 역시 직구(시속 149km)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김택연은 공 11개로 삼진 2개를 올린 뒤 황준서(한화 이글스)로 교체됐다.
고척돔을 찾은 관중들도 김택연의 당찬 투구에 환호했다. 김택연은 이날 11개의 공을 던졌는데 직구가 10개였고, 나머지 하나는 커브였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뒤 "아우트먼이 '김택연의 구위가 엄청났다.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꽂는 공이 위력적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구속은 시속 91마일(약 146㎞) 정도였던 것 같은데, 실제로는 시속 95∼96마일(약 153∼154.5㎞)의 위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택연의 위력은 데이터로 확인 가능했다. 직구 분당 회전수(RPM)가 2428회로, 다저스와 한국 대표 선수를 통틀어 가장 많았다. 김택연이 자신 있게 직구 승부를 펼칠 수 있었던 이유였다.
김택연은 지난해 '고교 최동원상'을 수상했다. 18세 이하(U-18) 야구월드컵(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닷새 연속 마운드에 오르는 투혼을 펼치기도 했다.
두산은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김택연을 지명했고, 이승엽 감독은 그를 마무리 후보로 꼽고 있다.
2011~14년 삼성 라이온즈 시절 통합 4연패를 이룬 류중일 대표팀 감독도 김택연의 투구에 흡족해했다. 류 감독은 "김택연이랑 황준서가 정말 많은 관중 앞에서 현역 메이저리거를 상대로 자기 공을 던져 기특하다"며 "앞으로 KBO리그에서 어떤 투수로 성장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타선이 조금 약해 보이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그렇고 이번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대표팀의 투수력은 괜찮다"고 평가했다.
로버츠 감독은 "김택연의 투구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팔을 정말 잘 쓰는 선수"라며 "한국에 정말 좋은 선수가 많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택연은 "상대가 나에 관한 정보가 없다 보니 내가 유리한 면이 있었다"고 몸을 낮추면서 "성인 대표팀에 처음으로 뽑혔고 첫 등판이어서 타자를 피하지 않고, 내 공을 던지며 후회 없이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싶었다. 후회는 남기지 않았으니 만족스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