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23일부터 SSG 랜더스와 치른 개막 2연전을 모두 패했다. 김태형 감독 체제에서의 첫 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며 무거운 마음으로 광주 원정을 떠났다. 롯데는 26일부터 KIA 타이거즈와 3연전을 소화한다.
연패 속 기대 요소는 외국인 타자였다. 빅터 레이예스(30)가 KBO리그 연착륙 가능성을 보여줬다. 개막전 5타수 2안타를 기록한 레이예스는 24일 열린 2차전에서도 멀티 히트를 달성했다. 특히 9회 초에는 극적인 동점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기도 했다. 4-6으로 뒤진 2사 2루에서 SSG 오른손 투수 문승원의 7구째 직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펜스를 넘긴 것. 9회 말 끝내기 홈런을 맞고 팀이 패했지만 그의 활약은 꽤 인상적이었다.
지난해 12월 롯데와 계약한 레이예스는 공·수·주를 갖춘 외야 자원으로 평가받았다. 간결한 스윙과 콘택트 능력, 강한 어깨와 넓은 수비 범위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박준혁 롯데 단장은 "레이예스가 보여준 운동 능력과 야구에 집중하는 태도를 통해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하고, 팀 타선 중심 노릇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프링캠프를 무리 없이 마친 레이예스는 시범경기(8경기, 타율 0.350)에서 순항을 이어갔다. 정규시즌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컸는데 출발은 나쁘지 않다. 개막 2연전 타율이 4할(10타수 4안타). 장타율(0.700)과 출루율(0.400)을 합한 OPS가 1.100에 이른다. 시즌 초반이지만 가공할 만한 화력이다.
김태형 감독은 24일 경기 전 "시범경기 때부터 꾸준히 저 모습 그대로 가고 있는데 괜찮다"며 "장타력보다 콘택트를 해서 중요할 때 안타가 나오면 그게 중요한 거"라고 말했다. 장타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얘기를 비웃기라도 하듯 레이예스는 번뜩이는 스윙으로 마수걸이 KBO리그 첫 홈런을 때려냈다. 지난해 외국인 타자(잭 렉스·니코 구드럼) 때문에 고전한 롯데로선 레이예스의 산뜻한 출발이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