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은 다니 아우베스(41)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지난해 1월 스페인 현지 교도소에 수감된 지 1년 2개월여 만이다. 아우베스는 브라질 국가대표로 A매치 126경기에 출전하고 바르셀로나, 유벤투스, 파리 생제르맹 등에서 뛰었던 축구스타 출신이다.
스페인 마르카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아우베스는 26일(한국시간) 100만 유로(약 15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피해자는 물론 피해자가 자주 찾는 장소에 1㎞ 이내에 접근할 수 없고, 피해자와 직접 연락도 할 수 없으며 매주 금요일 법정에 출두하는 조건이다. 브라질과 스페인 여권도 모두 반납했다. 아우베스 측은 지난 수개월 간 석방을 요청해 왔으나 법원은 도주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기각하다 가까스로 보석 신청이 허가됐다.
아우베스는 지난 2022년 12월 31일 새벽 바르셀로나 한 나이트클럽 VIP 구역에서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우베스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바르셀로나 법원은 “피해자가 성관계에 동의하지 않은 점이 명확하며, 당사자 증원 외에 범행을 인정할 증거도 있다”며 지난달 징역 4년 6개월의 실형과 피해자에게 15만 유로(약 2억 200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아우베스 측은 물론 당초 징역 9년을 구형한 검찰 모두 판결에 항소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아우베스는 당초 100만 유로의 보석금도 감당하기 어려웠다. 20년이 넘는 프로 생활을 거쳐 5000만 유로(약 728억원)가 넘는 재산을 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였다.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에 따르면 아우베스의 재산은 대부분 브라질에 있고, 전처와 두 자녀에게 지급해야 할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 브라질에 있는 계좌가 동결된 상태다. 스페인에 있는 은행계좌 2개 중 1개엔 돈이 없고, 남은 한 계좌에도 5만 유로(약 7300만원)밖에 없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피해자 측에 지급한 15만 유로의 배상금은 네이마르 측이 도와준 것으로 전해졌지만,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되자 네이마르 측도 더 이상 아우베스를 돕지 않았다. 결국 아우베스의 보석을 위해 그의 가족들이 대출까지 알아봤고, 이날 가까스로 보석금을 낼 수 있었다는 게 현지 설명이다.
스페인 마르카는 “14개월 5일 간 감옥에 수감됐던 아우베스는 이날 보석금 100만 유로를 내고 석방됐다”며 “현재 아우베스는 항소심 선고를 기다리는 중이다. (9년을 구형한) 검찰은 형량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변호인 측은 형량을 줄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바히아 유스 출신인 아우베스는 지난 2003년 세비야(스페인)에 입단하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입성한 뒤 바르셀로나, 유벤투스, 파리 생제르맹 등에서 뛰었던 세계적인 스타 출신 선수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 6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3회, 코파 델 레이(국왕컵) 우승 4회 등 바르셀로나에서만 무려 23개의 우승 타이틀을 따냈고, 세비야와 유벤투스, 파리 생제르맹 등에서도 잇따라 우승을 경험했다. 프로 통산 우승 횟수만 무려 37회. 브라질 국가대표로도 2007년과 2019년 코파 아메리카 우승, 2009년과 2013년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 등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