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역대 넘버원 왕조 구축. 한선수(39·대한항공)가 가슴에 새긴 유일한 목표다. 이제 마지막 관문만 남았다.
2023~24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1차전이 2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다. 정규리그 1위 대한한공과 준플레이오프(PO)와 PO에서 각각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를 꺾은 OK금융그룹이 맞붙는다.
대한항공은 역대 최초로 4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노린다. 2011~12시즌부터 3연패를 해냈던 삼성화재를 넘어 역대 가장 강한 팀이 될 기회다. 대한항공 주전 세터이자 팀 리더인 한선수는 지난 시즌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뒤 "나는 마흔두 살까지 코트에서 뛰고 싶다. 어떤 마무리를 해야 할지 항상 고민했고, 아직 어떤 팀도 해내지 못했던 통합 4연패를 목표로 삼았다.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고전했다. '국내 에이스' 정지석이 부상 후유증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외국인 선수 링컨 윌리엄스도 부상으로 이탈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 무라드 칸의 기량도 기대에 못 미쳤다.
한선수는 악재 속에서 기둥 역할을 했다. '최초 기록(통합 4연패) 달성'이라는 팀 목표가 흔들리지 않도록 동료들을 독려했다. 결국 대한항공은 6라운드 막판 주춤한 우리카드를 제치고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이번 챔프전 키플레이어도 한선수다. 상대 OK금융그룹은 리그에서 가장 강한 서브를 구사하는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등록명 레오)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 서브 리시브가 흔들렸을 때 안정감 있는 토스를 해줘야 한다.
새 외국인 선수 활용도 한선수의 손끝에 달려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3일 부진한 무라드를 방출하고 막심 지가로프을 영입하는 강수를 뒀다. 이제 막 합류한 막심에게 팀플레이를 기대할 순 없는 상황. 한선수가 선수 성향과 강점을 빨리 파악해 입맛에 맞는 토스를 보내야 한다.
한선수는 챔프전 최우수선수(MVP) 2번 수상했다. 중요한 경기일수록 그의 진가가 빛난다. 한선수가 새 역사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