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개막 4연패를 끊고 2024 정규시즌 첫 승을 거뒀다. 약점으로 평가받은 국내 선발 투수 호투했다.
키움은 지난 3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주말 3연전 2차전에서 8-3으로 승리했다. 타선은 2·3회 말, LG 선발 투수 임찬규로부터 각각 3점을 뽑아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선발 투수로 나선 하영민은 5이닝 동안 실점 없이 '디펜딩 챔피언' LG 타선을 막아냈다. 불펜진이 추격을 허용했지만, 리드를 지켜냈다.
승리 주역은 단연 하영민이었다. 1회부터 박해민-홍창기-김현수로 이어지는 리그 최고 1~3번 타자 라인을 삼자범퇴로 막아낸 그는 오스틴 딘과 박동원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처음으로 맞은 위기도 잘 넘겼다. 3회 두 번째로 상대한 박해민과 홍창기도 연속 범타 처리했고, 4회는 김현수에게 선두 타자 안타를 맞은 뒤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5회 LG 하위 타선을 상대로 이 경기 두 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뒤 임무를 마쳤다.
키움은 개막전부터 29일 LG 1차전까지 4연패를 당했다. 믿었던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모두 부진했고, 3선발 김선기도 27일 NC 다이노스전에서 4이닝 5실점으로 조기강판됐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하영민이 2024시즌 첫 선발승을 거뒀다. 안우진, 장재영 등 2023시즌 선발 투수들이 각각 군 입대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새롭게 선발 임무를 맡게된 투수다. 2014년 히어로즈에 입단한 그는 역대 5번째 데뷔전(4월 1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고졸 신인 투수로 주목받았다. 키(1m83cm)에 비해 체중(74kg)이 적은 편이었지만, 구위 만큼은 뛰어났다.
하영민은 이후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주로 스윙맨을 소화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데뷔 뒤 가장 많은 경기(57)에 등판하며 키움 불펜 운영에 힘을 보탰다. 올 시즌은 공석이 생긴 선발진 한 자리를 맡아, 10년 전 기대받던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 이날 2015년 9월 23일 목동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전 이후 3111일 만에 선발승을 거뒀다.
키움은 이날 LG전에서 1번 타자로 나선 외야수 박수종이 2안타, 6~9번 타자로 나선 이형종·김휘집·송성문·김재현도 모두 2안타 이상 때려내며 모처럼 타선까지 폭발했다.
매 시즌 저평가 받고 시즌을 맞이했던 키움. 올 시즌은 간판타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마저 이적하며 실제로 전력이 크게 약해졌다. 하지만 고전 끝에 '디펜딩 챔피언' LG를 상대로 첫 승을 거두며 반등 발판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