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첫 홈런을 기록했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은 아들의 홈런에 웃음이 만개했다.
이정후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MLB 정규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방문 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8회초 우중간 담을 넘겼다.
샌프란시스코가 3-1로 앞선 8회초, 이정후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샌디에이고 왼손 불펜 톰 코스그로브의 시속 125km 스위퍼를 받아쳤다. 타구는 시속 168km로 우중간 124m를 날아가 외야 관중석으로 향했다.
홈런을 확인한 이정후는 여유롭게 그라운드를 돌았고, 홈 플레이트를 밟은 후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관중들은 첫 홈런을 터뜨린 이정후에게 박수를 보냈다. 샌프란시스코 팀 동료들도 이정후의 헬맷을 두드리고,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축하했다.
불과 MLB 데뷔 후 3경기 만에 터진 홈런이다. 이정후는 한국인 중 15번째로 MLB에서 홈런을 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같은 시간, 펫코파크에서 이정후의 홈런을 누구보다 기뻐한 이가 있었다. 아버지 이종범이었다. 관중석에서 아들의 경기를 지켜보던 이종범은 이정후의 홈런이 터지자, 환하게 웃으며 주먹을 불끈 쥐고 기뻐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폭스(FOX) 방송은 이정후의 홈런이 나온 뒤 곧장 아이처럼 기뻐하는 이종범을 비췄다.
이날 이정후는 첫 번째와 두 번째 타석에서 샌디에이고 유격수 김하성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3경기 연속 타점을 올렸다.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며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김하성은 이날 타석에서 침묵했다. 김하성은 2회 조던 힉스의 스플리터를 지켜보다가 루킹 삼진을 당했다. 4회말 무사 1, 2루에서는 1루수 뜬공으로 고개를 떨궜다. 6회에도 1루수 뜬공에 그쳤고, 8회말 2사 1루에서는 3루수 땅볼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