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승엽 감독이 3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KIA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들과 얘기하고 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2024.03.31.
"이번 3연전은 쉬었으면 합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최정(SSG 랜더스)을 향해 유쾌한 농담을 던졌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2일 인천 SSG전에 앞서 취재진으로부터 최정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최정은 1일 기준 통산 홈런이 462개로 이승엽 감독이 보유한 역대 최다 홈런 기록(467개)에 5개 차이로 근접했다. 이 감독은 "기록이 말해주는 거"라면서 "이번 3연전은 (최정이 홈런 가동을) 쉬었으면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승엽 감독은 "이번 3연전은 조용히, 잔잔하게 가다가 주말부터 몰아쳤으면 한다"며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500홈런, 600홈런이 나와야 하지만 3일 정도는…"이라며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이어 "최정이 이미 많이 쳤다. 최근 8경기에서 4개를 기록했다"는 취재진 얘길 듣고 "쉴 때 됐네요"라고 답해 현장을 다시 한번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24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SSG의 프로야구 경기. SSG 최정이 7회 좌월 3점 홈런을 날리고 있다. 인천=정시종 기자 /2024.03.24.
이승엽 감독은 KBO리그 역사에 손꼽히는 홈런 타자다. 2003년에는 당시 아시아 최다인 홈런 56개를 쏘아올리기도 했다. 이 감독은 "최정 선수는 워낙 부상도 없고 스윙이 예쁘다"며 "요즘 좌타자가 홈런을 많이 치지만 우타자로 굉장히 긴 폴로스루를 갖고 있다. 체구가 우락부락한 스타일이 아닌데 스윙 스피드와 힘을 공에 맞을 때 잘 전달하는 타입"이라고 말했다.
최정은 이승엽 감독과의 비교를 거절한다. KBO리그 최다 홈런 기록도 이승엽 감독이 해외에서 뛴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가능한 거라고 몸을 낮춘다. 하지만 이 감독은 "부상 없이 오랫동안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것도 굉장히 큰 복일 수 있지만 능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직은 최다 홈런 기록이 저지만, 올해 바뀌는 건 기정사실이기 때문에 최정 선수, 요즘 말로 '리스펙(존경)'한다"고 덕담을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