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이 시즌 초반 성장통을 겪고 있다. 김도영의 타율은 4일 기준 0.220(41타수 9안타)에 머문다. 테이블 세터인데 출루율도 0.238로 낮다. RC/27은 2.35로 KBO리그 71명의 타자 중 62위. RC/27은 한 타자가 아웃 카운트 27개를 모두 소화한다고 가정했을 때 발생하는 추정 득점으로 타자의 생산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더 큰 문제는 수비이다. 주전 3루수인 김도영은 벌써 실책 4개(공동 1위)를 저질렀다. 지난 2일 수원 KT위즈전 1-6이던 8회 말 1사 1·2루에서 배정대의 강습 타구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KIA는 김도영의 실책이 빌미가 돼 8회 4실점하며 6-10으로 패했다. 9회 5점을 따라붙었기 때문에 그의 실책이 두드러졌다.
이범호 감독의 선택은 격려였다. 그는 "아직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실책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수비적으로 좋은 능력을 갖췄다. 실수는 누구에게나 나올 수 있는 거"라고 김도영을 옹호했다.
3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두산 경기. KIA 김도영이 7회 공에 맞고 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2024.03.31.
김도영은 KIA의 미래다. 광주동성고를 졸업한 뒤 큰 기대 속에 2022년 신인 1차 지명으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연고 지역 최고 투수 문동주(진흥고 졸업, 한화 이글스)의 지명을 포기하고 그를 선택할 정도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프로 데뷔 후 거듭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2022년 103경기, 지난해에는 84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참가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전에선 1루 헤더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하다 엄지가 골절돼 인대까지 파열됐다.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한 김도영은 스프링캠프를 소화했지만, 시즌 출발이 좋지 않다. 그는 개막 전 "야구라는 게 해도 해도 어려운 거 같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가 슬럼프를 얼마나 빠르게 탈출할 수 있느냐는 팀 성적과 직결하는 문제다. 리드오프 박찬호와 함께 테이블 세터를 이끌어야 타선의 짜임새가 더욱 탄탄해질 수 있다. 이범호 감독은 "초반에 워낙 잘 맛은 타구가 많이 잡혔다"며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다. 차츰차츰 좋아지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