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봤다. 미국 종합격투기(MMA) 단체 UFC 페더급(65.8kg) 챔피언 일리아 토푸리아(조지아/스페인)가 겁에 질린 표정을.
토푸리아는 지난 14일(한국시간) UFC 300에서 맥스 할로웨이(미국)에게 콜아웃 당했다. 할로웨이는 저스틴 게이치(미국)를 5라운드 종료 공이 울리기 1초 전에 쓰러뜨린 후 “스페인, 하와이, 어디에서든 싸울게”라며 현장을 찾은 토푸리아를 겨냥했다.
중계 카메라는 다급히 토푸리아의 표정을 잡았다. 대개 옥타곤에 오른 파이터에게 콜을 당한 선수는 카메라를 보고 여유로운 표정을 짓거나 가볍게 주먹을 던지는 등 저마다의 제스처를 취한다. 그런데 토푸리아는 순간 얼었다. 뒤늦게 카메라를 향해 멋쩍은 펀치를 날렸을 뿐, 팬들은 ‘토푸리아가 할로웨이의 경기를 보고 겁에 질렸다’는 반응을 보였다. 누가 봐도 할로웨이의 콜을 모른 체하고 싶은 낯이었다.
하지만 토푸리아는 전혀 겁먹지 않았다며 할로웨이와 결판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토푸리아는 “할로웨이의 벨트가 두 개(페더급·BMF)라는 사실을 깨달은 터라 정말 기쁘다”며 “할로웨이가 (페더급 타이틀전) 다음 차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가 안 다쳤으면 좋겠고, 곧 돌아와 경기에 나설 수 있기를 바란다”며 할로웨이의 콜에 OK 사인을 보냈다.
토푸리아는 지난 2월 페더급 왕좌를 4년 2개월간 지킨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호주)를 끌어내리고 새로운 ‘왕’이 됐다. 볼카노프스키가 장기 집권한 만큼, 곧장 리매치가 추진 될 것이 유력했다. 하지만 2연속 KO 패를 당한 볼카노프스키가 ‘휴식’을 공언했고, 할로웨이가 게이치를 상대로 인상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유력한 대권 주자로 떠올랐다.
“솔직히 특별한 것 없이 펀치만 주고받았다”며 할로웨이의 퍼포먼스를 혹평한 토푸리아는 표정과는 달리 일방적인 승리를 자신했다. 그는 “(할로웨이와 대결은) 평소처럼 정말 쉬운 싸움이 될 것이다.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이 나를 공격하겠지만, 그의 기량은 그저 그랬다”며 깔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