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가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17세 이하(U-17) 여자 아시안컵에 참가 중인 한국 대표팀을 ‘괴뢰한국’이라고 소개했다. 앞서 북한 선수단은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마다 ‘북한’이나 ‘북측’ 호칭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2024년 아시아축구연맹 17살 미만 여자아시안컵경기대회가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되고 있다. 1조에 속한 우리나라(북한) 팀은 지난 6일 첫 경기에서 괴뢰한국팀을 7-0으로 타승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9일 필리핀전 6-0, 12일 인도네시아전 9-0 대승 등 4강 진출에 대한 성적을 종합해 결과를 전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지난해부터 한국을 소개할 때 남조선 대신 ‘괴뢰’나 ‘괴뢰한국’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지난달 조선중앙TV는 U-20 여자 아시안컵 남북전을 중계할 당시 우리나라를 ‘한국’으로 표기했지만, 두 달이 지난 이번 조선중앙통신 보도에선 다시 ‘괴뢰한국’으로 바뀌었다.
다만 정작 북한 선수단은 기자회견 등에서 ‘북한’ 호칭이나 관행적으로 통용됐던 ‘북측’ 표현 등에 발끈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섰던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 리유일 감독은 한국 기자의 ‘북측’ 호칭에 “북측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한편 AFC U-17 여자 아시안컵에 출전 중인 김은정호는 대회 4강에 올라 중국 또는 일본과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다. 한국은 앞서 북한에 0-7로 완패당했지만 이후 인도네시아를 12-0으로 대파했고, 필리핀과 1-1로 비겨 A조 2위로 4강에 올랐다. 필리핀과는 승점이 동률이었으나 득실차에서 한국(+5)이 필리핀(-1)을 제쳤다.
이번 대회는 3위까지 올해 10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출전 자격을 얻는다. 한국은 2018년 대회 이후 6년 만의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한국 여자 U-17 대표팀은 지난 2010년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열린 FIFA U-17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