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라이즈의 재발견이다. 데뷔와 동시에 ‘전원 비주얼 센터’라는 수식어를 얻은 이들에게서 친숙한 냄새가 난다.
아이돌 그룹하면 빠질 수 없는 게 있다. 바로 공식 SNS 계정. 대부분 회사 매니지먼트 관리 하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소통’의 개념보다는 일정 혹은 컴백 소식을 알리는 ‘창구’로 이용한다. 그러나 라이즈는 다르다. 공식 SNS 계정이지만, 딱딱함보다는 이들의 개성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들로 팬들의 유입을 늘리고 있다.
일본 거리 한복판에서 벌칙으로 “나는 라이즈다”를 외치는가 하면, 최근 발매한 ‘임파서블’ 포인트 안무 구간에 슬로 모션을 걸고 엽기적인 표정과 동작을 선보인다. 상황극은 물론 몸에 특수효과를 넣고 웨이브를 하는 듯한 착시 동영상도 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사촌 동생 장기자랑 보는 것 같다” “라이즈 알고보니 개그캐네”, “내가 알던 원빈 맞냐”며 재미있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평균 영상 길이는 1분이 채 안되지만 기승전결이 완벽하다. 이처럼 숏폼에 특화된 영상을 제작하다 보니 알고리즘 선택도 잘 받는다. ‘임파서블’ 노래에 슬로 모션을 넣은 ‘포이징 101’ 영상은 조회수 700만 회, 좋아요 수 50만 개를 기록 중이다.
이 같은 수치는 라이즈 팬뿐만이 아니라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의 알고리즘 선택을 받았다는 증거다. “라이즈인 줄 모르고 웃겨서 팔로워했는데 알고 보니 라이즈였다”는 댓글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이에 지난해 4월 처음 SNS를 오픈한 라이즈 공식계정은 19일 기준 370만 팔로워를 기록했다.
라이즈는 쇼타로, 성찬을 제외한 멤버들 모두 내향형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탓에 예능에서는 라이즈 본연의 성격을 엿볼 수 없지만 공식 SNS에서는 라이즈 특유의 ‘똘기’가 넘쳐흐른다. 일각에서는 라이즈를 두고 ‘SNS의 좋은 예’라고 언급한다.
연에인들에게 SNS는 흔히 ‘양날의 칼’로 불린다. 잘못 올린 사진 한 장으로 평생의 꼬리표가 달리기도 하고, SNS를 자신의 감정 쓰레기통 수단으로 여겨 대중에게 피로감을 안긴 연예인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라이즈는 SNS의 순기능을 잘 이용하고 있다. 무대 위에서는 프로페셔널하게, SNS에서는 친숙한 옆집 동생 같은 매력으로 ‘덕질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귀공자 같은 비주얼에 반전이 숨어있는 라이즈는 국내뿐 아닌 해외에서도 인기다. 지난 11, 12일 이틀간 2만 4000명의 현지 팬들 속에서 성황리에 일본 도쿄 팬콘을 마쳤다. 또한 지난 17일에는 멕시코 최대 규모의 팝 페스티벌 ‘테카테 엠블레마’에 K팝 아티스트 최초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