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들은 컴백할 때마다 콘셉트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걸크러시로 갈 것인가, 청량함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귀여운 소녀 스타일로 갈 것인가. 이렇게 콘셉트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지만 걸그룹 중에 가장 확실한 콘셉트로 꾸준히 사랑받는 그룹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에스파를 선택할 것 같다. 처음에는 뭔가 너무 우주적이고 너무 미래스러우며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세상이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고 에스파 멤버들이 콘셉트를 찰떡같이 소화하면서 이제는 그 세계관이 이해가 되고 점점 더 기대가 되는 경지에 이르렀다. 에스파의 신곡 ‘수퍼노바’ 뮤비에서는 또 다른 스토리텔링으로 돌아왔는데, 팬들은 물론 대중의 반응도 너무 좋은 것 같아서 Z에게 좀 더 자세히 물어봤다.
X재국 : 에스파의 이번 신곡 ‘수퍼노바’는 어떤 콘셉트야?
Z연우 : ‘수퍼노바’는 에스파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쇠맛, 중독성 있고 에스파만의 콘셉트가 확실한 곡이에요. 뮤비를 보면 이번 곡의 콘셉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데요. 제목에서 느껴지다시피 뮤비를 보면 ‘외계인들이 지구에 불시착한 내용’이에요. 원래 에스파 뮤비는 웅장하고 멋진 모습만 담겨 있었는데, 이번에는 외계인 콘셉트라 그런지 좀 더 재밌고 장난스러운 장면들이 있어 새로운 느낌이었어요. 이전 에스파 세계관의 메인이었던 ‘블랙맘바’ 스토리가 끝나면서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될지, 혹시라도 앞으로 에스파 세계관에서는 전에 느꼈던 쇠맛매력이 빠지면 어떡하나 걱정하기도 했는데, 오히려 ‘수퍼노바’로 업그레이드돼 나왔죠. ‘수퍼노바’는 새로운 다중우주 세계관으로 에스파 세계관 시즌2의 예고이기도 해요. 이번 앨범은 ‘수퍼노바’와 ‘아마겟돈’, 더블 타이틀과 8개의 수록곡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X재국 : 이번에 MD 중에 CD플레이어가 이슈라며?
Z연우 : 에스파가 이번 앨범 MD로 CD플레이어를 출시했는데요. 에스파스러운 디자인에, 배터리 잔량도 표시가 되고, 굳이 줄 이어폰을 안써도 블루투스로 연결이 가능하고, 몇 번 트랙, 몇 분 몇 초인지도 표시가 된다고 해요. 기존 에스파 팬들도 좋아했지만 팬이 아닌 사람들도 갖고 싶다는 반응이 엄청 많았어요. 사실 이제 모두가 스마트폰으로 노래를 들으니까 가수 앨범을 사더라도 구성품 안에서 쓸모 있다고 느껴지는 게 포토카드밖에 없었는데, 에스파 CD플레이어가 있으면 CD도 사용할 수 있게 돼서 좋아요. 그리고 블루투스 연결이 가능해서 불편하게 줄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요. 가격이 공개 안 된 상태에서도 엄청나게 인기가 많았는데 CD플레이어가 14만 5000원이라는 가격에 출시됐는데도 나오자마자 바로 품절이 됐어요.
X재국 : 팬들이 에스파를 좋아하는 이유가 뭘까?
Z연우 : 첫 번째로는 멤버들의 개성이 다 확실한데, 4명 모두가 에스파의 쇠맛 콘셉트에 잘 어울린다는 점이에요. 에스파의 콘셉트는 어디서도 비슷한 걸 찾아보지 못할 만큼 독특한데, 그걸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아이돌이 에스파 멤버들뿐인 것 같아요. 실력과 비주얼을 떠나서 에스파 콘셉트와 잘 어울리는 아이돌은 찾기 힘들죠. 그리고 요즘 아이돌들 사이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게 표절에 관한 문제인데, 에스파는 다른 작품이 떠오르는 걸 가져오지 않고, 매번 신선하고 독보적인 것들을 가져와서 더 매력적인 것 같아요. 사람들의 눈과 귀에 익숙지 않은 콘셉트를 가져온다는 게 어쩌면 모험인데, 에스파는 항상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더 찾아보게 하고 하루종일 생각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요즘 트렌드라고 모두가 다 하는 걸 따라하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지키며 걸어가지만, 또 트렌디함을 잃지 않고 오히려 사람들이 에스파만의 스타일을 트렌드처럼 따라하게 만드는 매력이 바로 팬들이 에스파를 좋아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아이돌이라면 모름지기 트랜드를 이끄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서 아이돌이라고 부르고 대중은 그 아이돌에 열광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아이돌들이 컴백을 앞두고 레퍼런스라는 걸 찾고, 거기서 힌트를 얻어 약간 새로운 콘셉트로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에스파는 그 자체가 다른 아티스트에게 레퍼런스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말 칭찬할 만하다. 누구도 따라 하지 못하는 독보적인 콘셉트, 그 정상에 에스파가 있다.
◇필자소개=이재국 작가는 서울예대 극작과를 졸업하고 ‘컬투의 베란다쇼’, ‘SNL코리아 시즌2’, 라디오 ‘김창열의 올드스쿨’ 등 다수의 프로그램과 ‘핑크퐁의 겨울나라’, ‘뽀로로 콘서트’ 등 공연에 참여했다. 2016 SBS 연예대상 방송작가상을 수상했다. 저서는‘아빠왔다’, ‘못그린 그림’이 있다. 이연우 양은 이재국 작가의 딸로 다양한 재능을 가졌으며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은 대한민국 평범한 청소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