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는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6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삼성 데뷔전에서 홈런 포함 멀티 안타 경기를 만들었다.
전날(28일) 밤 오재일과 트레이드 돼 이날 팀에 합류한 박병호는 곧바로 1군에 등록돼 선발 출전했다. 지난 26일 KT에서 허리 통증으로 말소됐지만, 이날 건강한 몸 상태로 돌아와 타석을 소화했다. 경기 전 박진만 삼성 감독은 "(서울에서 대구로 오는) 이동 피로는 조금 있는데 수비나 타격할 때 몸 상태엔 큰 문제가 없었다. 허리는 아무 문제 없고 바로 출전하는 걸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박병호는 첫 타석부터 심상치 않은 타격을 선보였다. 2회 1사 2루서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우익수 방향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어냈다. 타구는 담장 바로 앞 워닝트랙에서 잡혔지만 김영웅을 3루로 진루시키는 데 성공했다. 홈런성 타구로 라팍 관중을 열광케 했다.
첫 타석부터 거포 부활의 조짐을 보인 박병호는 두 번째 타석에서 결실을 맺었다. 1-8로 끌려가던 4회 말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상대 선발 헤이수스와 4구 승부 끝에 132km/h짜리 체인지업을 퍼올려 좌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비거리 120m, 새로운 홈이 된 라팍 담장을 넘어가는 장외 홈런을 때려내며 강렬한 데뷔전을 치렀다.
6회 세 번째 타석에선 범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유격수 방향으로 강습 타구를 날려 한차례 포구 실패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8회엔 비슷한 방향으로 당겨쳐 3루수 옆으로 스쳐 지나가는 좌전 안타를 만들었다. 멀티안타. 0.198까지 떨어진 타율을 0.210까지 끌어 올리면서 부활의 날갯짓을 켰다.
이날 경기 전까지 박병호는 라팍에서 통산 42경기에 출전, 타율 0.301(153타수 46안타) 15홈런 36타점, 장타율 0.641의 좋은 성적을 낸 바 있다. 이 기분 좋은 기록을 이날 '홈 구장'에서 이어갔다.
이날 홈런으로 박병호는 통산 400홈런에 16개만을 남겨두게 됐다. 박병호가 400홈런을 달성하면 최정(471개) 이승엽(467개)에 이어 KBO리그 세 번째 대역사를 쓰게 된다. 타자친화적인 라팍을 홈 구장으로 쓰면서 기록 달성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박병호는 이날 경기 전, 이적 후 첫 인터뷰에서 "구단이 내게 어떤 걸(장타) 요구하는지 잘 안다. (타자친화적인) 구단 환경도 고려했을 것. 기대에 부응하도록 잘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첫 경기부터 기대에 부응하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