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다시 열린 2차 드래프트. 유니폼을 바꿔 입은 베테랑 선수 그리고 소속팀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7월, 2차 드래프트 재도입을 알렸다. 2021·2022년 시행한 퓨처스 자유계약선수(FA) 제도가 기대만큼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자, 기존 2차 드래프트의 개선점을 보완했다. 당시 KBO는 "리그 상향 평준화를 도모하고,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2차 드래프트를 부활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2차 드래프트는 보호선수 명단(35명) 외 선수를 다른 팀에서 지명할 수 있는 제도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격년으로 열렸고, 지난해 11월 4년 만에 다시 진행됐다.
소속팀에서는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선수가 이적을 전환점으로 잠재력을 드러낸 사례가 있다. NC 다이노스 우완 사이드암스로 투수 이재학이 대표적이었다. 이름값 높은 베테랑 선수를 전략적으로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지만, 다른 팀이 지명하는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2차 드래프트도 화제를 모은 이적이 많았다. SSG 랜더스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던 내야수 최주환이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뒤 전체 1순위로 키움 히어로즈에 지명됐다. SSG 프랜차이즈 스타 김강민은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2024시즌 개막 넉 달째, 팀당 55~61경기를 소화한 현재, 2차 드래프트 영입 효과는 차이가 있다.
일단 최주환(36)은 고전하고 있다. 출전한 56경기에서 타율 0.191에 그쳤다. 개막전(3월 2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부터 홈런을 치며 기대를 모았다. 17경기에서 홈런 4개를 쏘아 올렸다. 하지만 콘택트 능력이 부족했다. 지난 4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열흘 동안 2군에서 컨디션을 조절했지만, 14일 복귀 뒤 치른 15경기에서도 홈런 없이 타율 0.210에 그쳤다.
올 시즌부터 내야수들이 2루 기준으로 최소 한 명씩 배치돼야 하는 수비 시프트 규정 변화가 있어, 당겨치는 능력이 좋은 최주환의 성적도 오를 것으로 보였다. 선수 스스로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타율이 너무 낮다.
한화로 이적한 김강민(42)은 팀 최고참이자 대타, 대수비 요원으로 쏠쏠한 활약을 보여줬다. 출전한 28경기 중 16경기가 교체 출전이지만 나쁘지 않은 타율(0.296)을 기록했다. SSG에서 뛰었던 지난해는 66경기에서 타율 0.151에 그쳤다. 최근 헤드샷 후유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김경문 감독 체제로 새 출발 하는 한화에 힘을 보낼 수 있는 선수다.
KT 위즈 지명을 받은 베테랑 불펜 투수 우규민(39)은 등판한 14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38를 기록했다. 4월까지는 등판도 많지 않았고, 그나마 나선 경기에서 실점이 잦았지만, 5월 등판한 6경기에선 자책점을 기록하지 않았다. 필승조는 아니지만, 팀 불펜 운영에 힘을 보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