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전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가 재판에서 절도 혐의를 인정했다. 오타니는 "중요한 종결"이라고 안도감을 드러냈다.
미즈하라는 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타애나 연방법원에서 열린 형사재판에서 검찰이 기소한 혐의를 모두 시인했다. 그는 법정에서 "나는 피해자 A(오타니)를 위해 일했고, 그의 은행 계좌에 접근할 수 있었으며, 큰 도박 빚에 빠졌다. 나는 그의 은행 계좌에서 돈을 송금했다"고 말했다.
미즈하라는 이밖에 다른 진술은 하지 않았으며, 그의 변호사 역시 법원 밖에서는 발언을 거부했다. 선고 공판은 오는 10월 25일이다.
미즈하라는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빚이 늘어나자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약 1700만 달러(233억원)를 몰래 빼돌려 도박업자에게 이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검찰 기소장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수백차례의 도박 베팅에서 1억4200만달러를 따고 1억8300만달러를 잃어 순손실액이 약 4100만달러(약 562억원)에 달했다.
또한 국세청(IRS)에 410만 달러 상당의 추가 소득을 누락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은행 사기의 최대 형량은 징역 30년, 허위 소득 신고는 최대 징역 3년이다. 미즈하라는 형량 감소를 기대하며 검찰과 양형 합의를 이뤘다.
지난 3월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가 열린 '서울 시리즈' 도중 미즈하라의 혐의가 불거지자 곧바로 해고 조처됐다. 그러나 오타니의 계좌에서 불법 스포츠 도박업자에게 돈이 송금되자, '슈퍼 스타' 오타니에게도 의혹의 눈초리가 향했다.
그러나 검찰은 앞서 "오타니는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지난 4월 결론지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도 이날 "연방 기관의 수사, MLB가 수집한 정보, 그리고 사법절차 등을 고려해 오타니를 사기 피해자로 간주하고 모든 조사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오타니는 이날 미즈하라의 재판이 끝난 뒤 "이제 조사가 완료됐고, 이런 완전한 유죄 인정은 나와 내 가족에게 중요한 종결(closure)을 가져왔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이어 ""철저하고 효과적인 수사를 매우 신속하게 마무리하고 모든 증거를 밝혀낸 당국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이 과정에서 끝없는 지지를 보여준 팀과 가족, 다저스 구단에도 고맙다. 앞으로 나아가 야구 경기와 승리에 계속 집중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오타니는 5일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원정 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나와 4타수 1안타를 기록했고, 다저스는 0-1 영봉패를 당했다. 오타니의 타율은 0.321로 소폭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