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56) 감독이 축구 현장에 돌아왔다.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 탈락으로 40년 만에 올림픽 탈락 참사를 겪은 지 약 40일 만이다. 황 감독은 “아직도 아프고 착잡하다”면서도 “나 자신을 믿고 다시 도전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닌가 생각했다”며 현장 복귀 배경을 설명했다.
황선홍 감독은 5일 대전월드컵경기장 인터뷰실에서 진행된 대전하나시티즌 제15대 사령탑 선임 기자회견에 참석해 대전 감독 부임 소감과 각오 등을 직접 밝혔다. 황 감독에게는 지난 2020년 이후 4년 만의 대전 복귀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올림픽 탈락이라는 참사 이후 팬들의 예상보다 빠르게 현장에 복귀하면서 구단의 선임 배경을 떠나 황 감독의 수락 배경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많은 취재진과 마주한 황선홍 감독은 “(아시안컵 탈락 이후) 귀국 인터뷰에서도 밝혔지만 성원해 주신 팬 여러분들, 올림픽을 경험하지 못하게 된 선수들한테 굉장히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 한편이 쓰리고, 아프고 또 굉장히 착잡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황선홍 감독은 “과연 쓰러져 있을 것이냐, 다시 일어설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이 시점에 저 자신을 믿고, 다시 도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했다. 대전 팬들의 걸개를 보니 싸울 건가 포기할 텐가라는 문구가 있었다. 나는 전자를 택했다. 포기하지 않고 싸워나가겠다”고 했다.
올림픽 탈락 참사 이전에 황 감독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끌었고, 최근에는 A대표팀 임시 감독도 맡는 등 성공과 실패를 겪고 있다. 황선홍 감독은 “지도자는 안주도 없고, 100% 만족도 없다. 끊임없이 목표를 위해 나가는 거고,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며 “매 대회, 매 경기를 이기고 우승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실패나 성공에 대해서는 제 마음속으로는 실망감이 없지 않아 있더라도 얽매이고 싶지는 않다. 또 다른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해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감독직 제안을 한 구단이 다름 아닌 대전이라는 점도 황 감독에겐 큰 영향을 줬다. 황 감독은 “상당히 고심을 했다”면서도 “(4년 전) 감독으로서 아쉬웠던 부분들이 많고, 항상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함께 하고 싶었던 팀이었다. 대전이 아니었다면 (복귀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위기를 최대한 감독으로서 넘기고 싶은 마음에 이 자리에 섰다. 후회 없이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대전과 함께라면, 얼마든지 성공신화를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장 이번 시즌 대전의 목표는 ‘강등권 탈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대전은 3승 5무 8패(승점 14)로 K리그1 12개 팀 중 11위다. 황 감독은 “제일 시급한 문제는 강등권을 벗어나는 일이다. 강등권을 1차적으로 빨리 벗어나고 안정적으로 팀이 돌아가는 데 철저히 초점을 맞춰져야 한다”며 “축구적으로 봤을 때는 위닝 멘털리티를 기본으로 지배하고 주도하는 축구를 하고 싶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배하고 주도하는 축구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황 감독은 선수단과 상견례를 하고 본격적인 첫 훈련에 나섰다. ‘주장’ 이순민은 “감독님이 강조하신 건 ‘원팀, 원골’이었다. 모든 구성원이 다 같은 곳을 바라보고, 하나의 팀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는 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하셨다”며 “지금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하나의 팀과 하나의 목표로 나아가면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