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32·토트넘)이 다시 한번 어린 선수들을 향한 과도한 관심에 대해 경계했다. 그는 언론·팬을 향해 소신 발언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손흥민은 지난 1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최종전 대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경기에 임하는 각오, 그리고 대표팀의 베테랑이 된 소감 등을 전했다.
손흥민은 대표팀 공식 기자회견마다 태극마크의 소중함과 진정성을 강조한다. 함께 나오는 주제는 바로 '선수 보호'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인기에 힘입어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는다. 특히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 배준호(21·스토크 시티) 등 새 얼굴이 뛰어난 활약으로 눈도장을 찍고 있다. 두 선수는 지난 6일 싱가포르와의 5차전에서 나란히 골 맛을 보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특히 배준호는 자신의 A매치 데뷔 경기·득점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미 스토크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는 등 큰 기대를 모은다. 젊은 선수들의 경기장 안팎 영향력은 이미 스타 플레이어 못지않다. 7개월 만에 열린 축구대표팀 오픈 트레이닝에선 팬들이 일찌감치 진을 치고 선수들을 맞이할 정도였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런 과도한 관심이, 어린 선수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걱정한다. 그는 "항상 어린 친구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다 보면 좋지 않은 상황에 처하게 되는 걸 많이 봤다.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말이다. 주변에서 잘 제어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선수 개인을 향한 팬들의 관심은 하늘을 찌르는 만큼, 후폭풍도 거세다.
예로 지난 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 탈락 당시, 손흥민과 이강인의 불화설이 제기되자 두 선수의 소셜미디어(SNS)에는 팬들의 과한 욕설이 빗발쳤다. 이밖에 대회 도중 이른바 '물병 놀이'를 했다가 뭇매를 맞은 선수들은 이후 대표팀 명단에 포함됐다는 이유로 일부 팬들로부터 싸늘한 시선을 받아야만 했다. 특히 이들에게 "징계를 줘야 하지 않나"라는 주장을 한 팬도 있었다.
그만큼 팬들은 선수 한 명의 사소한 행동까지 주목한다. 선수 열성팬 간의 언쟁도 빈번하다. '원 팀'이 돼야 할 대표팀에는 좋지 않은 양상이다.
이 때문에 소동을 모두 겪은 대표팀의 주장은 '자제'를 권했다. 손흥민은 "(이)강인, (배)준호 등 어린 선수들은 충분히 많은 부담을 받고 있다. 부담을 우리가 만들어 주지 말고, 도와줘야 한다. 우리 모두 한 편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손흥민의 주장대로, 이제는 과도한 관심 대신 건전한 응원이 필요할 때다. 경기장 안 선수의 활약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가 언급한 '멋진 축구팀'이 실현되기 위한 과제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