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교야구 사상 최다 140홈런을 기록한 사사키 린타로가 MLB 드래프트리그 데뷔전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트렌톤 썬더(뉴저지주 트렌톤) 소속의 사사키는 12일(한국시간) 열린 프레드릭 키스(메릴랜드주 프레데릭)전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일본 프로야구(NPB) 대신 전액 장학금을 받고 스탠퍼드 대학에 진학한 사사키가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첫선을 보인 건 이날이 처음이다. 그동안 연습경기와 청백전에만 출전했다.
MLB 드래프트 리그는 MLB 사무국이 2021년 유망주를 위해 설립한 무대다. 총 6개 팀이 참가해 6월 초부터 9월 초까지 팀당 80경를 치른다. 전반에는 대학 선수들이 여름 방학 기간 출전한다. 7월 MLB 드래프트를 앞두고 열려 사실상의 쇼케이스로 여겨진다. 이후에는 프로 입단 선수 위주로 운영된다.
2회 첫 타석에서 1루 땅볼로 물러난 사사키는 1-1로 맞선 3회 2사 2루 0볼-2스트라이크에서 상대 투수의 시속 146km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팀이 4-1로 앞선 네 번째 타석에선 2사 1, 2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11-1이던 9회 2사 2, 3루 마지막 6번째 타석은 볼넷으로 출루했다.
사사키는 신장 1m84cm, 체중 113kg의 거구다. 일본 고교야구 역대 최다 기록인 140홈런을 기록했다. 종전 최다 기록 111홈런을 가뿐하게 돌파했다. MLB닷컴에 따르면 사사키는 고교 시절 타율 0.413, 출루율 0.514, 장타율 0.808을 기록했다. 삼진보다 볼넷이 두 배나 많았다.
사사키는 일본프로야구(NPB) 1순위 지명이 확실시됐다. 그러나 미국 대학 진학을 결정했고, 복수의 학교를 놓고 고민하다가 명문 스탠퍼드 입학을 최종 선택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스탠퍼드대 야구부 감독이 밝힌 바에 따르면 사사키는 학비는 물론 기숙사비까지 학교 측에서 100% 부담한다"고 16일 전했다. 장학금 없이 스탠퍼드 대학을 다닐 경우 4년 동안 학비가 대략 4억5000만원(5000만엔)에 이른다고 한다. 닛칸스포츠는 "야구 선수 인생은 언젠가 끝나는 만큼 사사키는 (야구 외적으로도) 롤모델로 남고 싶어한다"며 "충분히 대학 수업을 따라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사사키가 졸업 전에 드래프트에 지명되더라도 은퇴 후 다시 학교로 돌아와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사키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고교 후배다. 오타니와 마찬가지로 일본 이와테현 하나마키 히가시 고등학교 출신이다. 이 학교 감독으로 재임 중인 그의 아버지 사사키 히로시가 오타니아 기쿠치 유세이(토론토 블루제이스) 은사이기도 하다. 사사키는 일본에서 프로 생활을 하다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기보단 미국 대학을 거쳐 MLB 신인 드래프트에 직행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MLB닷컴은 "오랫동안 그의 파워나 잠재력을 궁금해한 구단에는 매우 흥미로운 순간"이라면서 "한 스카우트는 오타니나 마쓰이 히데키가 처음 미국에 건너왔을 때보다 더 강한 파워를 지녔다"고 전했다. 반면 ESPN은 앞서 "사사키가 미국에서 가장 잘하는 아마추어 투수를 상대로 얼마나 좋은 퍼포먼스를 보일지는 미지수"라며 "그런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사사키는 (MLB 신인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정도에서 뽑힐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