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울 알칸타라(32·두산 베어스)의 등판을 하루 연기했다. 하루라도 더 쉬고 구위를 회복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13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 선발 투수로 알칸타라가 아닌 최원준(30)을 선택했다.
두산은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한화와 맞대결한다. 전날 에이스 곽빈을 내고도 1-6으로 패해 김경문 감독에게 900승을 안긴 두산은 12일 외국인 에이스 브랜든 와델이 나서 설욕을 노린다.
당초 두산은 11일 곽빈을 시작으로 12일 브랜든, 13일 알칸타라로 이어지는 에이스 편대를 내보낼 생각이었다. 그런데 13일 선발을 바꾸게 됐다. 12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감독은 "내일 선발을 최원준으로 바꿨다. 알칸타라는 원래 5일 쉬고 내일 던지기로 했는데, 하루 정도 휴식을 더 준다"고 했다.
이유는 결국 구위다. 팔꿈치 통증으로 1군을 한 달 넘게 비웠던 알칸타라는 복귀 후 3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7.53에 그치는 중이다. 복귀 후 구속이 이전 같지 않고 제구도 흔들리며 고전하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팀 사정 상 매치업도 고려했다.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로테이션이 세 번 정도 남았다. 선수들과 여러 이야기를 했고, 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최원준이 먼저 들어간 상태에서 전반기를 마무리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추가 휴식은 배려지만, 주문이기도 하다. 그만큼 좋은 구위를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다. 이승엽 감독은 "알칸타라가 지난해 구위를 찾아야 한다. 이제 시간도 지날 만큼 지났다"며 "구위를 회복할 시간이 충분히 됐다고 판단했다. 아무래도 스태미너 쪽에서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한다. 투구 수가 많아지면서 공이 날리는 경우가 많다. 14일 경기가 복귀 후 네 번째 등판인데, 완벽한 컨디션으로 나올 거로 본다"고 했다.
한편 두산은 이날 유격수 박준영을 콜업했다. 대신 전날 올라왔던 외야수 전다민이 말소됐다. 박준영은 이승엽 감독이 개막전 유격수로 낙점했던 선수지만, 지난달 1일 희생플라이 때 득점 과정에서 햄스트링을 다쳐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웠다.
이승엽 감독은 "원래는 어제(11일) 올리려고 했는데 하루 늦어졌다. 등록일에 바로 낼 수는 없으니 좀 더 시간을 주려고 한다. 뒤(교체)에라도 한 번 준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선발 김재호 기용에 대해선 "지난번 류현진(한화)과 만났을 때 우리가 많이 당했다. 베테랑이기도 하고 조금 잘 맞히는 타자니 필요할 것 같았다. 하위 타선에서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