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하이재킹’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메가폰을 잡은 김성한 감독을 비롯해 배우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채수빈이 참석했다.
이날 김성한 감독은 “감동과 눈물을 만들기 위해서 이 영화를 만들진 않았다. 실제 있었던 일이라 그걸 가장 충실하게 담으려고 했다”며 “요즘 관객들은 신파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전 사실 신파를 좋아한다. 하지만 우리 영화에서는 강조하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를 담백하게 보고 먹먹함을 느낄 수 있었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출 주안점을 설명하며 “핸드헬드 촬영 방식도 많이 활용했다. 좁은 공간에서 보여줄 수 있는 긴장감을 잘 표현한다면 이야기를 더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타이틀롤 하정우 역시 모처럼 웃음기 뺀 담백한 연기로 극을 이끈다. 극 중 하정우가 연기한 인물은 납치된 여객기의 부기장 태인이다.
하정우는 “캐릭터에 ‘MSG’ 요소를 넣을 자리가 있고 아닌 자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선 캐릭터에서 능청스러운 모습을 봤다면 그건 필요해서였을 거”라며 “이야기가 주는 무게감과 힘이 있어서 주어진 상황 그대로를 연기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짚었다.
비행 연기를 놓고는 “처음에는 수학 공식, 화학 기호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자문해 주시고 도와주셨던 민간 항공기 파일럿분이 계셨다”며 “매번 촬영 때 함께하시면서 매 컷 어떻게 조작하고 어떤 분위기인 줄 알려주셨다”고 회상했다.
여진구의 악역 변신도 인상적이다. 국민 남동생의 이미지가 강했던 여진구는 이번 영화에서 여객기 납치범 용대를 연기, 처음으로 악인의 얼굴을 보여줬다.
여진구는 “실제 모티브가 된 인물은 있지만 정보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감독님과 구상하면서 추천 영화를 봤다. 많이 대화하면서 그림을 그려 나갔다”며 “특히 폭탄이 터지기 전 용대 감정, 상황에 몰입해 보니 이후 눈빛 이런 게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말했다.
하정우와 여진구가 폭발적인 연기로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면, 베테랑 기장 규식 역의 성동일은 무게감 있는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성동일은 “어떻게든 웃음기를 빼고 후배들과 톤을 맞추려고 했다. 집사람에게 그랬다. 지금까지 한 번도 안 해본 가장 평범하고 무난한 연기를 볼 거라고 했다”며 “어떤 것도 없이 있는 그대로 다큐멘터리처럼 연기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떠올렸다.
성동일은 또 “2024년에도 아직 같은 민족의 분단 아픔이 진행형”이라며 “기록성이나 흥미를 떠나서 객석에서 영화 끝나고 모두가 1분 정도 앉아 있을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며 영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