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패’의 후폭풍일까. 벨기에 축구대표팀의 ‘주장’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가 경기 뒤 영어로 답변을 해달라는 요청을 거부한 채 경기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더 브라위너는 18일(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프랑크푸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조별리그 E조 1차전 슬로바키아와 경기에서 선발 출전, 90분을 모두 뛰었으나 팀의 0-1 패배를 막지 못했다.
벨기에 입장에선 충격적인 결과였다. 벨기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로, 48위의 슬로바키아보다 45계단이나 위에 있다. 객관적 전력에서 벨기에의 우세가 점쳐진 배경이다.
실제로 벨기에는 경기 초반 로멜루 루카쿠(AS로마)가 연속 기회를 잡으며 득점을 노렸다. 시작하자마자 더 브라위너의 몸을 던진 패스가 박스 안 루카쿠에게 향했다. 하지만 루카쿠의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위기를 넘긴 슬로바키아는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벨기에 제레미 도쿠가 스로인 후속 상황에서 실수를 범했고, 이는 슬로바키아의 연속 슈팅으로 이어졌다. 문전에서 좋은 위치를 차지한 이반 슈란츠가 오른발 슈팅으로 벨기에의 골망을 흔들었다.
일격을 맞은 벨기에는 루카쿠의 연이은 빅 찬스 미스로 고개를 떨궜다. 레안드로 트로사르의 슈팅 역시 마찬가지였다. 후반에는 비디오판독(VAR) 끝에 2차례나 골이 취소되는 불운까지 겪었다. 결국 벨기에는 마지막까지 1골을 만회하지 못했다.
충격 패의 여파일까. 같은 날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더 브라위너는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마주했는데, 영어로 대답해달라는 질문에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더 브라위너는 그 제안에 불만을 품은 듯 잠시 취재진을 쳐다보다가, 눈썹을 치켜들고 돌아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팀의 부진한 성적을 뒤로하고, 팀 버스에 탑승하기 위해 프레스 존을 떠났다”라고 덧붙였다.
매체는 이 행동을 두고 “선수 생활 대부분을 첼시와 맨시티에서 보내며 팬들의 사랑을 받은 그가 유창한 영어를 구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반응은 기이했다”라고 짚었다.
한편 더 브라위너는 이날 경기에 대해 “우리는 실수를 범했고, 대가를 치렀다. 후반전에 더 나아졌지만, 두 골이 취소됐다. 이것이 축구”라는 짧은 평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