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왕' 박세리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이 아버지 박준철 씨를 고소한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 도중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 박 이사장은 "오늘 이후로 더 굳건해질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세리 이사장이 18일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친을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고소한 것에 대해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위를 넘어섰다"라고 말했다.
박 이사장 부친은 '새만금 해양레저관광 복합단지 사업'의 국제골프학교와 골프아카데미를 설립하는 사업에 참가의향서를 제출하면서 박세리희망재단의 도장과 문서를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단은 이를 확인 후 경찰에 고소했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박 이사장은 "이사진과 의결을 거쳐 고소를 진행했다. 모든 사업은 내 도장이 없이 불가능하다.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아버지 채무를 대신 변제한 것에 관해서도 "금액을 정확히 밝힌 순 없다. 하나 해결하면, 또 새로운 채무 관계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라며 "더 이상 아버지의 채무를 책임질 의무가 없다. 오늘부로 확실히 하고자 한다"고 선을 그었다. 아버지와 관계 회복 가능성에 대해선 "쉽진 않겠죠"라고 답했다.
'사전에 이런 갈등을 막을 수 없었나'라는 말에 박세리는 한참 동안 눈물을 흘렸다. 박 이사장은 "계속 반대했다. 아버지와 의견이 달랐다"고 말했다.
박세리 이사장이 이날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은 더 이상 아버지의 채무 변제를 책임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동시에 재단 등에 피해가 돌아오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박세리희망재단은 최근 홈페이지에 '박세리 감독은 국제골프스쿨, 박세리 국제학교(골프 아카데미 및 태안, 새만금 등 전국 모든 곳 포함) 유치 및 설립 계획·예정이 없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설계 중인 박 이사장은 골프 인재 육성 목표를 갖고 있다. 그는 "재단에서 주니어 대회도 열고, 유망주 육성 및 후원도 하고 있다"며 "제가 선수 생활을 하며 '세리 키즈' 후배들이 많이 등장했는데 그 후배들을 보면서 저도 또 좋은 선수들을 키워내고 희망을 주겠다는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가족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저만의 착각이었던 것 같다. 그런 착각이 지금의 화를 부른 것 같아서 제 인생의 가장 큰 교훈을 얻었다"며 "제가 앞으로 갈 길은 확고하다. 이런 사소한 개인적인 문제로 헛된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꿈과 희망을 주는 사람으로 살아가려는 마음이다. 오늘 이후로 더 굳건해질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