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2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앞서 쿠에바스를 말소했다. 올 시즌 16경기에 등판한 쿠에바스는 4승 7패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 중이었다. 승률이야 시즌 초 불운의 영향이 있다만 최근 실점이 잦은 게 흠이었다. 최근 3경기 2패 평균자책점 13.15에 그쳤다.
말소 전까지 팀 선발진을 지켰던 쿠에바스다. KT는 시즌 초부터 고영표, 웨스 벤자민, 엄상백 등이 부상이나 부진으로 1군 자리를 오랫동안 비웠다. 선발 투수 부족에 시달렸던 이강철 감독의 유일한 버팀목이 쿠에바스였다.
쿠에바스는 95와 3분의 1이닝(20일 기준 리그 1위)을 소화했는데, 선발 16경기 등판도 1위다. 지난 주까지 개막 후 이탈 없이 15경기에 등판했던 선발 투수는 곽빈(두산 베어스)과 애런 윌커슨(롯데 자이언츠)이 전부였는데 곽빈이 18일 말소된 데 이어 쿠에바스도 휴식을 부여 받았다.
이강철 KT 감독은 2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앞서 "선수가 쉬고 싶다고 했다"며 "100이닝을 채우면 좀 쉬게 하려고 했다. 팔은 괜찮은데, 몸이 너무 힘들다고 하더라. 14일 KIA 타이거즈전(2이닝 8실점) 이후 쉬게 하려고 했더니 자존심이 허락 안 한다고 하더라. 팀에 미안해서 안 되겠으니 더 던지겠다고 했다. KIA전 이닝이 적어서 그렇지 100이닝 수준으로 던졌다. 고생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20일 롯데전이 끝난 후 '한 번 더 던져보겠나'라고 했더니 거절하더라"고 웃었다.
한편 KT는 20일 롯데전에서 비디오 판독을 두고 판정 논란을 겪었다. 당시 KT가 5-4로 리드하던 상황에서 롯데 주자 김동혁이 유격수 땅볼 때 2루로 달렸고, 수비 과정에서 KT가 1루수 포구에 실패해 타자 주자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런데 그때 이강철 감독이 수비 방해를 이유로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고, 판독 결과 김동혁의 슬라이딩이 베이스를 맞고 튀어올랐다며 수비 방해 판정이 나왔다. 고의성은 없어 보였으나 심판진은 발이 들려 수비수의 몸에 닿았다며 타자 주자까지 아웃으로 선언했다.
이강철 감독은 "난 상황을 못 봤고, 선수들의 이야기를 봐서 요청했다. 다리가 들린 건 못봤고 슬라이딩이 옆으로 오면 수비 방해가 되니 그런 상황인 줄 알았다. 그런데 영상을 보니 발이 들렸더라"며 "요청 기회가 남았던 때라 (선수 의견에 따라) 썼다. 결과가 그렇게 나왔는데, 판정이 승부에 크게 작용한 것 같다. 내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이 정도"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