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넥슨이 글로벌 게임개발사로서의 입지를 다질 행보에 나선다. 내달 초 글로벌 기대작 ‘퍼스트 디센던트’를 선보인다. 최근 해외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지만 결정적 한방이 아쉬웠던 넥슨은 출시 전부터 관심이 뜨거운 ‘퍼스트 디센던트’를 앞세워 개발력까지 갖춘 세계 탑티어 게임개발사의 명성을 얻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흥행 보증수표’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가 넥슨의 대형 신작 프로젝트를 총괄한 이후 첫 작품이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관심 후끈 ‘퍼스트 디센던트’ 내달 출격
25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올여름 글로벌 기대작인 ‘퍼스트 디센던트’를 오는 7월 2일 정식 출시한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넥슨의 개발 자회사 넥슨게임즈가 190여명의 개발자를 투입해 5년간 만든 대형 신작이자 해외에서 핫한 장르인 루트슈터 게임이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게임 장르인 루트슈터 게임은 아이템을 획득해 캐릭터를 육성하는 ‘루트’와 적을 쏘아 쓰러뜨리는 ‘슈터’가 합쳐진 것. ‘데스티니 가디언즈’(2018년), ‘워프레임’(2013년)가 대표적인 작품인데, 아직도 해당 장르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다. 글로벌 게임 플랫폼인 스팀의 전체 인기 순위에서도 25일 현재 각각 9위, 27위를 기록하며 장기 흥행하고 있다.
PC와 콘솔 플랫폼 간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퍼스트 디센던트는 ‘계승자(캐릭터)’들과 적대 세력 ‘벌거스’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언리얼 엔진5로 구현한 고품질의 비주얼과 총기 기반의 화려한 전투가 강점이다. 특히 액션성의 재미를 강화한 협동 슈팅과 지속 가능한 RPG(역할수행게임) 플레이를 결합해 차세대 루트슈터 게임을 지향하고 있다.
출시 전부터 유저의 반응이 뜨겁다. 지난 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서머 게임 페스트 2024’ 라이브 쇼케이스에서 선보인 신규 트레일러 영상은 유튜브 공개 10일 만에 조회수 450만건을 넘었고 댓글도 1400개 이상 달렸다. 함께 공개된 게임플레이 미리보기 영상은 현재 조회수 145만건, 댓글 520개를 각각 넘어섰다.
이용자들은 이번 영상에 큰 호응을 보냈다. “최근에 봤던 게임 예고편 중 최고다” “영상미와 음악이 뛰어나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다” “루트슈터 신작에 목말라 있는 유저들에게 아주 시원한 단비가 될 것 같다” 등 이전 한국 게임 예고 영상에서는 보기 드문 극찬이 쏟아졌다.
넥슨 관계자는 “화려한 비주얼과 슈팅액션 등으로 글로벌 이용자들 사이에서 차세대 루트슈터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퍼스트 디센던트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큰 것으로 안다”며 “현재 스팀 위시리스트 5위를 유지하며 글로벌 기대작으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탄력받는 글로벌 비상, 4조 시대도 청신호
퍼스트 디센던트가 출시 전부터 해외 유저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으면서 흥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기에 흥행 보증수표로 통하는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가 넥슨의 대형 프로젝트 개발을 총괄하는 빅게임본부장을 맡은 이후 첫 글로벌 출시작이라는 점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박용현 대표는 ‘히트’ ‘오버히트’ ‘V4’ ‘블루 아카이브’ 등 다수의 모바일 게임을 성공시켰다. 이번 퍼스트 디센던트도 흥행작에 추가하면 모바일을 넘어 콘솔 게임까지 잘 만드는 ‘개발명장’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넥슨은 퍼스트 디센던트가 성공하면 ‘글로벌 탑티어 게임개발사’로의 비상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일본에 지주사가 상장돼 있는 글로벌 게임사이지만 매출 비중을 보면 한국이 여전히 가장 높다.
넥슨의 올해 1분기 지역별 매출 비중은 한국이 53%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중국 27%, 북미·유럽 9%, 일본 3% 순이다.
넥슨은 진정한 글로벌 탑티어 게임개발사로 거듭나기 위해 끊임없이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데, 최근 성과를 내고 있다.
넥슨 산하 엠바크 스튜디오가 지난해 12월 선보인 1인칭 팀 대전 슈팅게임 ‘더 파이널스’가 서구권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스팀에서 최고 동시접속자 24만명, 최다 플레이 게임 4위를 기록했다.
넥슨의 게임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에서 작년 6월말 내놓은 패키지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도 출시 1일 만에 스팀의 유가게임 기준 글로벌 판매 1위에 올랐고, 올 1월에는 누적 판매량 300만장을 돌파했다.
더 파이널스와 데이브 더 다이버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1분기 북미·유럽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92%나 상승했다.
넥슨 관계자는 “슈팅 게임을 PC와 콘솔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는 것은 결코 쉬지 않다”며 “그런데 이게 가능한 퍼스트 디센던트가 성과를 낸다면 넥슨이 개발력까지 겸비한 글로벌 게임개발사로서의 위상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퍼스트 디센던트의 성공은 넥슨의 연간 매출 4조원 돌파에도 청신호를 켜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넥슨은 지난해 3조960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달 중순 중국 공략에 나선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고, 퍼스트 디센던트와 함께 ‘아크 레이더스’, ‘퍼스트 버서커: 카잔’ 등 또 다른 기대작들도 올해 출시할 예정이어서 넥슨이 4조원 시대를 활짝 열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