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등 국제대회마다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는 대표적인 종목 중 하나는 단연 양궁이다. 여자 단체전은 올림픽 10연패, 남자 단체전도 3연패에 도전하는 등 그야말로 '세계 최강'의 입지를 오랫동안 다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양궁 대표팀을 향한 시선에는 ‘불안’이 섞여 있다. 당장 최근 3차 월드컵에서는 김우진이 남자 개인전 정상에 올랐으나 김제덕(예천군청)은 32강, 이우석(코오롱)은 16강에서 탈락했다. 여자부 전훈영(인천시청)·남수현(순천시청)도 8강에서, 에이스 임시현(한국체대)은 32강에서 탈락했다. 남·여 단체전 동반 우승을 이뤘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지난 1~3차 월드컵에 거쳐 상대를 압도하지는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과 불안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선수들도 이같은 외부의 시선을 알고 있다. 김제덕은 26일 충북 진천의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진행된 파리 올림픽 D-30 미디어데이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도쿄올림픽과 비교해 저조한 예상을 많이 하신다”고 했다. 그러나 우려의 시선과 달리 선수단 내부에선 자신감이 넘친다. 그만큼 올림픽에 포커스를 맞추고 철저하게 준비해 왔다는 것이다.
김제덕은 “선수촌에서 훈련하는 모든 선수들이 게을리하지 않고 열심히 하고 있다. 선수로서 걱정이 없을 것 같다. 즐겁게 시합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부상 없이, 다치는 선수 없이 안전하게 돌아오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양궁은 특히 올림픽에서 관심도 많이 받고, 그래서 부담감도 있다. 그래도 모든 선수들이 만족할 수 있는 올림픽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7살 때 도쿄 올림픽에 나서 2관왕에 올랐던 김제덕은 “3년 동안 많은 걸 배웠다”며 한층 더 성장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다. 그는 “그동안 각종 국제대회 경험들이 생겼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좋지 않은 컨디션에서도 최고의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능력 등을 배웠다. 현장에서의 긴장감이나 압박감이 느껴지는데, 그 속에서도 자신 있게 준비해 왔던 걸 보여줄 수 있는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김제덕은 “도쿄 올림픽과 비교하면 새로운 느낌”이라고 현재의 마음가짐을 전했다. 그는 “도쿄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나갔던 올림픽이었다. 이제는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그 과정에서 올림픽 준비 과정이 짧게 느껴졌다. 그만큼 많이 바쁘고, 열심히 했다는 뜻이다. 그런 과정의 결과는 올림픽 출전 기회로 이어졌고, 파리 올림픽에 제 무대가 있다. 자신 있는 모습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소 불안한 외부 시선에 대해 홍승진 양궁 대표팀 총감독은 “아시아권에서만 남·여 6개 팀씩 올림픽에 나서는데, 한국 지도자들이 반 이상”이라며 다른 대표팀을 지휘하는 한국 지도자들의 영향이 한국 양궁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홍 감독은 “우리가 목표를 (금메달) 3개로 잡아놨다. 현재까지는 3개 정도는 무난하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30일 정도 남았다. 거기에 맞춰 훈련하면 (금메달 3개 목표보다)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신했다.
한국 양궁은 현지시간으로 7월 28일 올림픽 10연패에 도전하는 여자 단체전을 시작으로 29일 남자 단체전, 8월 2일 혼성 경기, 3일 여자 개인전과 4일 남자 개인전 순으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