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이 다른 그녀’가 시청률 7%대에 진입했다. 배우 이정은, 정은지의 자연스러운 2인 1역 연기부터, 20대 취준생과 50대 시니어를 오가는 다채로운 스토리가 호평을 얻고 있다.
JTBC 토일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이하 ‘낮밤녀’)는 20대 취준생 이미진(정은지)이 낮이 되면 50대 노년으로 모습이 변하며 벌어지는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다. 지난달 30일 방송한 6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시청률 7.7%를 기록했다. 1회는 4%로 출발, 4회부터 6%를 기록하더니 최근 7%대 진입까지 성공하며 상승세다.
‘낮밤녀’의 흥행 요인으로는 가장 먼저 이정은과 정은지의 자연스러운 2인 1역 연기가 꼽힌다. 극 중 20대 공시생인 이미진은 노화 벼락을 맞은 후 낮에는 50대로 변한다. 이에 이정은이 낮의 이미진/임순을, 정은지는 밤의 이미진을 번갈아 가면서 연기하는데 두 사람의 높은 싱크로율이 화제다. 표정과 말투, 사투리 억양, 제스처까지 한 사람이 연기하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이정은이 정은지를 삼켰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세대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스토리도 호평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미진은 50대로 변한 낮에 서한지청 시니어 인턴으로 일하며 노년의 삶을 체험한다. 나이와 인턴이라는 위치 때문에 때론 타인에게 무시를 당하기도 한다. 한 인물이지만 나이대에 맞는 역할을 하며 각각의 고충을 알게 되는 것이다.
노년과 청년의 관계를 다루는 점도 흥미롭다. 극 중 서한지청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하는 아이돌 스타 고원(백서후)과 50대 이미진의 관계성이다. 50대 이미진은 유명인인 고원을 헤치려는 괴한을 제압한 것을 계기로, 휴식 시간 함께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나눈다. 고원이 악플러로 인해 힘들다고 털어놓을 때 50대 이미진이 옆에서 다독이며 진심어린 위로를 건네는 장면은 시청자에게 뭉클함을 안겼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기성세대와 새로운 세대가 모두 공감하면서 볼 수 있는 스토리이면서도, 기성세대가 새로운 세대에게 무엇을 해줘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도 담겼다”며 “20대는 취업을 못 하는데 시니어가 돼서 취직을 했다는 점도 역설적인 현실을 보여주는, 곱씹어 볼 만한 사회적 메시지도 다루고 있다”고 짚었다.
이정은과 정은지, 최진혁 세 배우의 로맨스 케미도 호평을 얻고 있다. 이정은은 낮에 서한지청에서 일하며 검사 계지웅을 연기하는 최진혁과 직장 상사와 직원 사이로 만나고, 밤의 정은지는 최진혁과 집이 가까운 이웃으로 알고 지낸다. 2인 1역으로 로맨스 연기를 펼치다 보니 일반적인 로맨스와는 다른 상황이 펼쳐진다.
예컨대 계지웅은 외모는 전혀 다르지만 왠지 모르게 하는 행동이 비슷한 이미진과 임순에게 각각 인간적인 호감을 갖는다. 그런 그를 좋아하게 된 이미진은 낮에 50대로 변했을 때 애써 그 마음을 숨기다가, 밤에 20대로 변했을 땐 술에 취에 계지웅의 집을 찾아가 ‘꼬장’을 부리기도 한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정은, 정은지 두 사람이 최진혁 한 사람과 하는 로맨스 연기를 보는 것이라 더욱 흥미를 자극한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정은, 정은지가 감정과 내면을 공유하는 연기를 해야 하는 데 두 사람 모두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이기에 자연스러운 2인1역이 가능했다”며 “이정은에게는 20대처럼 몸을 쓰는 그루브가 있고, 정은지는 있는 모습 그대로를 연기하지만 때때로는 이정은의 모습이 보여야 하는데 특유의 털털한 매력과 경험치가 느껴지는 연기가 빛을 발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