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롯데 감독이 마운드에서 궂은일을 하고 있는 투수 한현희(31)를 향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한현희는 올 시즌 선발과 불펜을 자주 오가고 있다. 개막 전 선발 경쟁에서는 이인복에게 밀려 1군 엔트리에 들지 못했고, 3월 말 가세했지만 컨디션 난조로 11일 만에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다시 돌아온 뒤엔 대체 선발로 나섰다.
최근엔 일주일 만에 보직이 바뀌었다. 김태형 감독은 최하위권에 처져 있던 상황에서 불펜 강화를 키포인트로 삼고, 5선발 임무를 수행하고 있던 한현희를 다시 불펜 투수로 돌렸다. 그러다가 4선발 나균안이 개인사 문제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자, 다시 그를 선발로 내세웠다.
후반기 첫 경기였던 9일 인천 SSG 랜더스전 선발 투수가 한현희였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전 한현희의 보직이 향후 바뀔 수 있느냐는 물을에 답을 하며 불펜보다는 선발 투수로 나섰을 때 조금 더 나은 투구를 한다고 전했다. 마땅한 대체 선발 후보도 없다고 짚었다.
이후 김 감독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한현희에게 명확한 보직을 주지 않아서, 선수가 아쉬울 것이다. 어린 선수도 아니지 않나. 그래서 미안한 마음이 있다"라고 밝혔다.
한현희는 이날 SSG전에서 1회 말 3실점하며 고전했지만, 5회까지 추가 실점을 막았다. 6회 선두 타자 최정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은 뒤 구원 투수 진해수로 교체됐고, 책임주자가 홈을 밟으며 실점이 늘어났다. 5이닝 4실점. 대체 선발로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한현희는 올 시즌 26경기(4선발)에 나서, 3승 2패 1홀드·평균자책점 4.31을 기록 중이다.
한현희는 정규시즌 초반 부진하며 기대에 못 미쳤다. 2023시즌을 앞두고 전임 단장이 영입한 외부 자유계약선수(FA) 3명(유강남·노진혁·한현희)이 당시 모두 부진해 비난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그런 한현희는 현재 1군 복귀 뒤 팀 마운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나균안 복귀 날짜는 기약할 수 없는 상황. 앞으로도 한현희의 어깨가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