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오른손 투수 최지강(23)을 1군 엔트리에서 15일 말소했다. 프로 3년 차를 맞은 그는 올해 말소 전까지 3승 1패 13홀드 평균자책점 2.61을 기록 중이었다. 홀드 팀 내 1위, 리그 6위를 기록한 리그 최고 셋업맨 중 하나였다. 두산 구단 측은 이탈 사유를 어깨 통증이라고 전했다.
잘 던졌던 만큼 등판도 잦았다. 올 시즌 최지강은 45경기(7위)에서 41과 3분의 1이닝(17위)을 소화했다. 그나마 7월 부담이 덜했던 편이다. 3~4월 17경기, 5월 12경기, 6월 13경기에 나섰던 그는 이달엔 3경기에만 등판했다.
과부하가 우려되는 두산 투수는 최지강 외에도 여럿이다. 15일 기준으로 불펜 소화 이닝에서 이병헌(14위) 이영하(16위) 김택연(18위)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양질의 불펜진을 구축한 덕분에 한두 명에게 부담이 몰리는 건 피했으나, 여전히 아슬아슬하다. 현재 페이스라면 네 명 모두 올 시즌 60~70이닝 이상을 던질 게 유력하다.
불펜 과부하는 결국 선발진 붕괴 탓이 크다. 외국인 투수들이 다쳤고 국내 투수들은 부진했다. 지난해 1위(3.64)였던 선발 평균자책점이 7위(5.10)까지 떨어졌다. 평균자책점 1위(3.89)인 불펜진과 정반대다. 올 시즌 두산은 가장 많은 92경기를 소화했는데 선발 소화 이닝은 8위(432와 3분의 2이닝)에 그치고 있다. 평균 이닝은 단연 최하위다. 특히 지난주 5경기에서 5이닝을 소화한 선발 투수가 아무도 없었다.
최지강의 이탈은 남은 불펜 투수만으로 막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두산 불펜은 올해 승계 주지 실점률 31.3%(2위)를 기록 중인데, 승계주자 수가 252명에 달했다. 2위 KIA 타이거즈(228명) 등 다른 팀들과 차이가 크다. 즉 각각의 투수가 1이닝을 완벽하게 막는 게 아니라, 유주자 상황에서 바통을 넘겨왔다는 뜻이다. 왼손 이병헌과 오른손 최지강을 중심으로 교체했기에 가능한 전략이었다.
최지강의 이탈은 자칫 연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두산은 지난 12일 베테랑 김강률마저 말소했다. 이병헌 김택연, 이영하를 제외하면 필승조 자원은 홍건희뿐이다. 현재 선발진 뒤를 지키기엔 역부족이다. 새 필승조가 나오지 않는다면 결국 선발진이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