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8야드(약 217m)에서 때린 샷이 페어웨이에 떨어지더니 그대로 경사를 타고 그린 위로 흘러갔다. 공은 멈추지 않고 홀컵을 향했고, 이내 컵 안으로 빨려 들어가며 홀인원이 만들어졌다.
지켜보던 갤러리도, 중계진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더 놀랐던 것은 홀인원을 만들어낸 김시우. 홀인원 작성 직후 중계화면에 찍힌 그는 격한 환호와 함께 캐디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같은 조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도 그의 홀인원을 축하했다.
김시우는 21일(한국시간) 스코트랜드 사우스 에어셔의 로열 트룬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제152회 브리티시 오픈(이하 디오픈) 대회 3라운드 17번 홀(파3)에서 홀인원을 작성했다. 3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을 그대로 홀에 넣어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역사적인 홀인원이었다. 이 홀인원은 디오픈 역사상 가장 먼 거리에서 나온 홀인원으로 기록됐다. 종전 기록은 2001년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엔스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프랭크 리틀리터(미국)가 작성한 212야드(약 194m) 홀인원이었다.
홀인원을 작성한 그는 PGA투어와의 인터뷰에서 "놀라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시우는 "내 인생에서 홀인원은 많이 한 것 같다. 토너먼트 6~8번을 포함(PGA투어에선 5회)해 10번 이상 했던 것 같다"라면서 "내 생각에 이게 가장 기억에 남는 홀인원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시우는 이날 다소 기복이 심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이븐파로 3라운드를 시작한 그는 전반 홀에서만 버디 3개와 보기 4개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2~4번 홀에서 3연속 보기가 나왔다. 후반 홀에서도 보기 2개가 나오며 순위가 밀려나는 듯했지만, 16번 홀(파5) 버디에 이어 17번 홀 이글로 이븐파를 작성했다. 순위는 공동 40위로, 전날보다 23단계 끌어 올렸다.
한국인 선수 중 순위가 가장 높은 선수는 임성재와 안병훈이다. 두 선수는 1오버파 214타로 공동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임성재는 이날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기록했고, 안병훈은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2개를 기록하며 순위를 끌어 올렸다. 김민규는 3오버파 216타로 공동 25위, 왕정훈은 8오버파 221타로 공동 62위다.
선두는 빌리 호셀(미국)로, 4언더파 209타를 작성 중이다. 잰더 쇼플리(미국), 샘 번스(미국) 등 6명이 중간 합계 3언더파 201타로 공동 2위에 올랐다. 2위 그룹을 포함해 11명의 선수가 선두와 격차가 4타 이내뿐으로, 마지막날 치열한 우승 접전이 예상된다.